공유

제1202화

밖에 사람이 있는 걸 눈치채지 못한 정가혜는 고개를 숙인 채 누워있는 남자를 향해 물었다.

“사월아,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내가 만들어줄게.”

큰 수술을 받은 송사월은 얼굴이 창백하고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말할 힘도 없지만 그는 그녀를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태진이한테 시켜요. 힘들게 만들지 말고.”

그동안 그녀는 병원과 숙소를 오가며 고생을 많이 했다. 그녀가 수건을 짜면서 입을 열었다.

“여기 음식 네 입맛에 안 맞잖아. 내가 가서 만들어올게.”

말리려고 하는데 그녀가 송사월의 말을 끊어버렸다.

“밥 한 끼 만드는 게 뭐가 힘들다고 그래? 그리고 어차피 넌 죽 먹어야 하니까 어려운 일 아니야.”

밥하는 게 힘들지 않다고?

요리를 하는 게 어렵기만 했던 유나희는 정가혜의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쭉 요리를 해서 어렵지 않은 건가?

그 생각에 유나희의 안색이 다시 어두워졌다.

내가 왜 또 정가혜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는 거야? 쓸데없이 정말...

한편, 이연석은 바쁜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녀가 물을 붓고 병실을 나오자 그제야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가혜 씨.”

이연석의 모습에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그의 곁을 지나갔다.

여전히 자신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에 그가 급히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가혜 씨, 엄마가 당신을 찾아갔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요.”

그 사실을 서유한테 말한 적이 있으니 이연석이 알고 있는 건 놀랄 일이 아니었다. 다만...

정가혜는 멀리 서 있는 유나희를 힐끔 쳐다보았다.

저 사람이 여긴 어떻게...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가 몸을 돌려 유나희를 가리켰다.

“엄마를 데리고 당신한테 사과하러 왔어요.”

“사과요?”

도도한 부잣집 사모님이 그녀한테 사과를 한다고?

정가혜는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엄마가 먼저 당신을 비난한 거니까 당연히 사과해야죠.”

그가 말을 마치고는 유나희를 향해 끊임없이 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