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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결국 이승하의 압박에 못 이겨 유나희는 전용기에 올라탔고 이연석도 그녀와 함께 전용기에 올랐다.

도착하기 전에 이연석은 그녀에게 정가혜를 만난 후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끊임없이 당부했다. 그렇지 않으면 집안에서 난리를 피우는 것도 모자라 유씨 가문에서까지 난리를 피우겠다고 협박했다.

사람을 위협하는 수단은 이승하와 많이 닮은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 빠진 호랑이처럼 이승하만큼 큰 위협은 없었다.

문득 이승하가 자신의 아들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협박하는 수단이 얼마나 타고난 건지 그녀가 이리 어쩔 수 없이 전용기에 올라타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정작 아들놈은 남을 위협하는 재주가 옹졸한 것 같았다. 집안에서 소란을 피울 줄밖에 모르니...

옆에서 자꾸만 재잘재잘 거리는 이연석을 향해 그녀가 불쾌하게 한마디 내뱉었다.

“시끄러워.”

그제야 입을 다문 그가 승무원에게서 커피를 건네받아 한 모금 마셨다.

“엄마, 제발 이번 한 번만 도와줘요. 가혜 씨 마음을 돌려주면 앞으로 제가 효도할게요”

이 말은 떠나기 전 이승하가 특별히 그에게 당부한 것이었다. 사실 둘째 형이 왜 이렇게 말하라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가혜 때문에 이런 말까지 하는 아들을 보며 유나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정가혜 씨가 그렇게 좋아?”

커피잔을 들고 있던 그가 대답했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이요. 그 여자 정말 많이 사랑해요.”

허구한 날 날라리 같던 아들이 이렇게 진지한 걸 그녀는 처음 본다.

갑자기 이승하의 말이 떠오른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정가혜 씨가 없으면 너 어떡할 거야?”

이지민처럼 우울증에 걸려 몇 번이나 자살 시도를 하고 결국은 더 이상 단이수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평생 결혼하지 않겠다고 할 것인지?

그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유나희를 쳐다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그 여자 없으면 나 죽을지도 몰라요. 교통사고 났을 때 그 생각 했거든요. 가혜 씨가 날 버리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유나희는 못마땅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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