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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정가혜가 설마 배하린이 그를 집에 데려다주는 것을 보고 그를 거절한 것일까?

그런 줄로만 알았던 이연석은 발이 아픈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신발을 신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막 휠체어를 사서 돌아오던 정가혜를 보고 그가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휠체어 손잡이를 잡았다.

“가혜 씨, 그날 밤 내가 술에 취해서 호텔 앞에 쓰러져있었어요. 배하린이 그런 날 보고 집까지 데려다준 거예요.”

헐레벌떡 숨을 몰아쉬며 말을 하던 그가 핸드폰을 꺼내 CCTV 영상을 그녀한테 보여주었다.

“맹세코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니까 제발 날 거절하지 말아요.”

턱수염이 덥수룩하고 수척해진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 짓도 안 했다고요?”

그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래요. 아무 짓도 안 했어요! “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떨구었다.

“언제쯤이면 더 이상 날 속이지 않을 거예요?”

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속인 적 없어요.”

“좋아요. 그럼 한 가지만 물을게요. 그날 배하린이랑 자면서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보는 말에 당신은 뭐라고 대답했어요?”

그녀의 질문에 이연석은 멍해졌다.

말문이 막힌 그의 모습에 그녀는 점점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못 본 줄 알아요? 이런 걸 보여주면서 날 또 속일 작정이었어요?”

증거를 보여주는 건 단지 핑계를 대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따져 묻는 그녀를 보며 그는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가 휠체어를 잡은 그의 손을 밀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전혀 기억이 없다고요. 그날 밤 정말 많이 취했었어요. 나...”

“그래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배하린 씨와 잔 거죠. 그날 밤 내가 술에 취해 당신과 잠자리를 가졌던 것처럼요.”

그녀는 상처 가득한 눈을 들어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의식이 있든 없든 간에 배하린 씨와 잔 건 사실 아닌가요?”

애써 변명하려 했던 그는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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