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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나...”

정가혜는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감정은 있다고 말하려다가 입을 닫았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왜 그가 다른 여자를 만졌다는 것에 그렇게까지 신경이 쓰였을까? 이전에는 전혀 개의치 않았던 일이었는데.

정가혜조차 자신이 그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를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송사월은 눈가에 따뜻한 미소를 띠었다.

“누나, 때로는 사랑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마요. 마음에 그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봐요.”

정가혜는 원래 사랑과 미움을 분명히 하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전남편의 배신을 겪고, 또 신뢰할 수 없는 꽃미남 이연석을 만난 이후로 감정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송사월은 양쪽에서 서로를 향해 가는 사랑이라면 언제나 용기를 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자신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사랑을 택했을 것이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단, 그는 다시 시작할 기회조차 없을 뿐이었다.

송사월의 생각을 읽지 못한 정가혜는 손을 꽉 쥐고 처음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한 번은 용기를 내서 다가간 적이 있었어. 하지만 내가 한 걸음 내딛는 순간 그 사람이 나를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래서 도망쳤고, 두려워졌고, 더 이상 그 사람이랑 엮이지 않겠다고 결심했지. 그런데 오늘 그 사람이 내가 본 게 단순한 오해였다고 말하면서 그 여자를 데려와 설명했어. 내가 과연 믿어도 되는 걸까?”

송사월은 이해했다.

“그 사람이 과거에 했던 일들이 누나한테 불안감을 준 거예요. 그래서 결국 신뢰할 수 없는 거죠.”

사실 사건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이연석이라는 이름표였다. 결혼 생활에서 상처를 받은 정가혜는 이연석에게 모든 걸 걸기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런 이유는 이연석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사람, 이를테면 심형진이라면, 정가혜는 그가 다른 여자를 만졌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것이고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맞아, 그 사람이 했던 일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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