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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정가혜는 마치 무언가를 결심한 듯 몸을 돌려 책상으로 걸어갔다. 서랍을 열어 필요한 서류들을 꺼내 이연석에게 건넸다.

“한 번 더 당신을 믿겠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또 실망하게 된다면 우리가 서명한 계약대로 곧바로 떠날 거예요.”

이연석은 고개를 숙여 서류를 보고, 다시 단호한 표정의 정가혜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류를 받아들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바로 구청으로 향했다.

차가 구청 앞에 멈췄을 때, 이연석은 문을 열지 않고 그대로 앉아 앞을 응시했다.

“왜요? 후회돼요?”

정가혜는 그가 일시적인 충동으로 그랬다가 이제 와서 후회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또 그를 잘못 믿었다고 생각하던 찰나, 그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당신의 믿음을 얻도록 하겠어요.”

그가 여성들과 적절한 거리를 두지 않았기에 그녀가 오해한 것이었다.

만약 그가 형처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여자들을 단호하게 잘라낼 수 있었다면 정가혜는 이렇게 불안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예전에 너무 자유분방하게 살아와서 이런 것들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오늘부터는 정가혜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줄 것이다.

그가 안정감을 충분히 준다면 정가혜도 그를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것은 이연석이 약속한 이래 정가혜에게 가장 안정감을 주는 말이었고 불안하게 요동치던 그녀의 마음도 이 말에 서서히 가라앉았다.

이연석은 정가혜를 이끌고 구청으로 갔다.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서류 작성, 혼인 검진, 도장 찍기... 얼마 지나지 않아 혼인 증명서를 받아들었다...

그걸 손에 쥐자 이연석의 눈이 점점 붉어졌다.

과정이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는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여자와 결혼했다.

증명서를 받아든 채 멍하니 있는 이연석을 바라보며 정가혜도 눈을 내렸다.

5년 동안 얽히고설켰던 관계, 정신을 차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어리둥절한 채로 시집을 갔다.

바로 직전까지 다투고 있었는데 다음 순간 증명서를 받았다니, 터무니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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