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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이승하는 무심하게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회사 안으로 들어가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좋은 소식? 관심 없어.”

성격이 차가운 형의 모습에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빠르게 형의 뒤를 따라갔다.

“형, 나 어제 뭐 하러 갔었는지 알아요?”

싸늘한 기운을 뽐내고 있는 남자가 계단을 오르며 말했다.

“몰라. 근데 너 가혜 씨 때문에 너무 회사 일을 나 몰라라 하는 거 아니야?”

그동안 많이 바쁜 탓에 거의 회사에 나오지 않았었다.

“이제부터 그런 일 없어요. 회사에 꼬박꼬박 나올게요.”

그가 다짐을 하고는 다시 이승하의 귀에 대고 중얼거렸다.

“왜 그런 줄 알아요?”

호들갑을 떠는 그를 보며 이승하가 차갑게 물었다.

“가혜 씨랑 화해라도 한 거야?”

그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화해뿐만이 아니에요. 앞으로 가혜 씨가 날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좋은 소식이 뭔지 이미 짐작한 이승하는 한마디 더 물었다.

“결혼도 안 한 사이인데 충분히 도망갈 수 있는 거 아니야?”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어제 우리 혼인신고 했어요. 어때요? 깜짝 놀랐죠?”

이 엄청난 소식에도 이승하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그 모습에 이연석은 어리둥절해졌다.

“형, 이상하지 않아요?”

“응. 이상해.”

“그렇죠?”

형이 늘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표정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때, 이승하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가혜 씨는 무슨 생각으로 너랑 혼인신고까지 한 거야?”

...

“혹시 네가 강제로 끌고 갔어?”

...

정곡을 찌르는 이승하의 말에 그가 눈을 흘겼다.

“강요한 적 없어요. 우리 와이프가 보는 눈이 있어서 나랑 결혼한 거니까.”

발걸음은 멈춘 이승하가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했다.

“형, 눈빛이 왜 그래요? 지금 나 무시하는 거예요?”

이승하는 말없이 시선을 거둬들이며 엘리베이터로 발걸음을 옮겼고 무시당한 이연석은 재빨리 그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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