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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정가혜가 휴대폰을 꺼내 서유에게 자신이 귀국했다고 알리려는 순간, 문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고 통유리창 너머로 이연석이 조수석 문을 열고 배하린을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이연석이 배하린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을 본 정가혜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침의 달콤했던 순간들이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피를 흘리는 것을 느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들어오는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연석은 배하린의 손을 거칠게 놓아주고는 그녀를 정가혜 앞으로 밀쳤다. 정가혜는 어리둥절한 채로 턱을 들어 냉정한 표정의 이연석을 바라보았다. 그는 정가혜와 눈이 마주치자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내고는 시선을 돌려 차갑게 배하린을 노려보았다.

“테이블 위에 눌러!”

뒤따라 들어온 경호원들이 즉시 앞으로 나섰다. 좌우에서 배하린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유리 테이블 위에 눌렀다.

배하린을 제압한 후 이연석은 그녀 앞에 천천히 몸을 숙였다.

“내 아내 앞에서 분명히 말해. 우리가 잔 적 있어?”

정가혜는 이 일이 혼인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이연석에게는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절대 끝나지 않는 일이었다. 그가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정가혜의 마음속 의혹이 점차 사라졌다. 그의 행동이 이미 그의 결백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그녀는 더 이상 개의치 않게 된 것일까?

테이블에 얼굴을 강제로 눌린 배하린은 정가혜 쪽을 볼 수 없었고 오직 이연석만 볼 수 있었다. 그의 무정한 모습에 그녀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이연석, 겁쟁이 자식! 해놓고 책임지지 못하겠어?”

“내가 겁쟁이라고?”

이연석이 되물은 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아주 좋아.”

그는 휴대폰을 꺼내 배하린 앞에서 바로 112에 전화를 걸어 배하린을 무고와 모함 죄로 신고했다.

신고를 마친 이연석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배하린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경찰이 오기 전에 진실을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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