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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이연석이 이 일의 진실까지 알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는 마지막 남은 카드까지 없어진 셈이다. 배하린은 갑자기 몸에 힘이 빠졌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그녀는 이내 등을 곧게 펴고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려고 발버둥 쳤지만 뒤에 있는 경호원들이 그녀를 막아섰다.

그녀는 기를 쓰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돼? 내가 널 많이 사랑하는 거 너도 알잖아.”

그 말에 그는 눈을 흘겼다.

“날 사랑한다고? 네가 사랑하는 건 내가 가지고 있는 집안 배경이겠지. 날 이용해서 재벌 집 사모님이 되려고 했던 거잖아.”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고 오직 자신의 욕심을 이룰 수단으로만 생각했었다.

모든 속셈을 그에게 들켰지만 배하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뻗어 정가혜를 가리켰다.

“그럼 저 여자는? 널 믿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널 사랑할 수 있겠어?”

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정가혜는 그를 쳐다보았다. 억울한 눈빛을 하고 있는 그를 보며 그녀는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당연히 날 사랑하지. 사랑하기 때문에 날 믿을 용기가 없었던 거야. 이 여자 하나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해 놓고는 다른 여자들과 거리를 두지 않았었어. 그래서 날 믿지 못했던 거고.”

그가 애틋한 눈빛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정가혜를 쳐다보았다.

“이제부터는 평생 이 여자 하나만 바라보고 살 거야.”

바람둥이인 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배하린은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연석, 너...”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배하린, 솔직하게 다 털어놔. 그럼 양민혁이랑 결혼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으면 이 바닥에 발도 못 붙이게 할 거야. 아무것도 못 건지고 물러나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양민혁은 이연석의 친구였고 배하린이 꼬리를 치는 바람에 결국 두 사람은 몸을 섞는 사이가 되었다. 누구도 이 일을 알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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