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24화

이연석은 깊이 잠든 정가혜를 한참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의지가 약한지 알고 있었다. 한 말은 지키지도 못했고, 금세 후회하곤 했다.

하지만 그녀를 안는 순간 분노와 불안, 초조함으로 가득 찼던 그의 마음이 갑자기 안정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정가혜를 더 사랑한다는 것을, 그래서 필연적으로 정가혜보다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자였다. 약간의 상처쯤은 괜찮았다. 평생 이렇게 그녀를 안고 살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이연석은 정가혜를 꼭 안은 채 깊고 편안한 잠에 빠졌다. 꿈속에서도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펼쳐졌다.

정가혜는 느껴지는 압박감에 눈을 떴다. 이연석은 팔다리로 마치 큰 뱀처럼 그녀를 감고 있었는데 잠자는 자세가 좋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뜨고 몇 번 몸부림쳤지만 그가 풀어주지 않자, 참을성 있게 팔꿈치로 뒤에 있는 남자를 살짝 찔렀다.

“시끄러워, 졸려...”

쉰 목소리에 약간의 어린아이 같은 투로 말하는 소리에 정가혜는 천천히 팔을 내렸다. 그녀는 힘들게 몸을 돌려 눈을 감고 있는 이연석을 바라보았다.

통유리창 밖의 햇살이 흰 커튼을 통해 희미하게 들어와 그의 잘생긴 얼굴에 비치니 더욱 멋져 보였다.

정가혜는 이런 이연석을 한참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톡톡 쳤다.

“이연석 씨, 이러다 배 속의 아이까지 눌러 없어질 거예요.”

뺨을 맞고 깬 이연석은 그녀의 손을 붙잡아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그는 턱을 그녀의 정수리에 얹고 목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요. 우리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게 태어날 거니까.”

이 말은 마치 따뜻한 온천수처럼 정가혜의 마음속으로 살며시 흘러들어 그녀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연석도 늦잠을 자는 타입은 아니었다. 정가혜를 잠시 안고 있다가 점차 정신을 차렸다.

그는 고개를 숙여 품 안의 정가혜를 바라보았다. 전에도 그녀와 함께 눈을 뜬 적이 많았지만 지금처럼 기쁜 적은 없었다.

“여보.”

애정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