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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이연석은 집사에게 주 침실 옆 옷방을 정가혜를 위해 비우라고 지시한 후 거실에 서 있는 정가혜의 어색한 모습을 보았다.

그녀가 예전에 자신이 여기서 묵지 못하게 했던 일을 떠올리고 있다고 생각한 이연석은 서둘러 계단을 내려와 그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제부터 여기가 가혜 씨 집이니까 원하는 대로 해요.”

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여 정가혜의 배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늦었어요. 쉬어야 해요.”

임산부는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뜻이었다.

이연석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정가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샤워를 마치고 나면 이연석과 같은 방에서 자야 하는 건지 걱정이 되었다.

전에 같이 자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어색했고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이런 불안한 마음을 안고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말린 후 나오니 이연석이 이미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는 비단 잠옷 차림으로 상체를 침대 머리에 기대고 무릎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은 채 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녀가 나오는 걸 보자 이연석은 타자를 치던 손을 멈추고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리 와요.”

정가혜는 말없이 다가가 이불을 들추고 침대 가장자리에 누웠다.

아마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결혼한 게 어이없고 어색해서였을 것이다...

그녀는 누운 후 창가 쪽을 향해 빠르게 옆으로 누워 그를 쳐다볼 용기조차 내지 못했다.

이불 속에 웅크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연석은 저도 모르게 입 꼬리를 올렸다.

그는 잠시 정가혜를 바라보다가 노트북을 치우고 불을 끄고 누웠다...

정가혜는 각자 따로 잘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허리에 무게가 느껴지더니 큰 손이 얹혀졌다.

이어서 등이 남자의 단단한 가슴에 닿았고 얇은 잠옷 사이로 전해지는 따뜻한 감촉에 정가혜의 피부가 화끈거렸다.

더 큰일은 이연석의 턱이 그녀의 뒤통수에 닿았고 익숙한 향기가 귓가에서 천천히 밀려왔다는 것이다.

그의 심장이 쿵쾅거렸고 정가혜도 마찬가지였다. 이불을 잡은 손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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