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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배하린은 유나희가 자신을 위협하도록 유도해 왔고 결국 그 목적을 달성한 후 조소를 터뜨렸다.

“어머니, 이렇게 저를 협박하시면 가혜 씨가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더더욱 이 집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을 텐데, 두렵지 않으세요?”

“가혜가 우리 집에 들어오든 말든 난 상관없어. 내가 이 모든 걸 하는 건 내 아들을 돕기 위해서일 뿐이야.”

이 말에 배하린의 입가에는 더욱 짙은 미소가 번졌다.

“어머니는 제 부모님과 제가 이씨 집안과 같은 가문에 맞설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이렇게 협박하는 거겠죠?”

“알고 있으면 내 말대로 해.”

배하린은 크게 숨을 들이쉰 후 마치 죽음을 각오한 듯 목을 뻣뻣하게 세웠다.

“좋아요. 어머니가 그렇게 듣고 싶다면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할게요. 그게 원하는 거잖아요.”

결과를 얻은 유나희는 배하린의 턱을 잡고 있던 손을 풀고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 말은 가혜 씨에게 직접 하도록 해.”

유나희는 그렇게 말한 뒤 몸을 곧추세우고 경호원이 건네준 손수건을 받아 우아하게 손가락을 닦았다.

“먼저 가둬. 얼굴에 난 상처는 깨끗이 치료하고 회복되면 정가혜한테 데려가.”

“알겠습니다.”

경호원이 배하린을 끌고 나가자마자 정확한 시간을 계산한 듯 이연석이 거실로 돌아왔다.

“어머니, 배하린은 어딨어요?”

유나희는 아들에게 등을 돌린 채 피가 조금 묻은 손수건을 무심하게 쓰레기통에 던졌다.

“다 처리했어. 사흘 뒤에 우리와 함께 정가혜를 만나 진실을 밝힐 거야.”

이 말을 듣자 긴장으로 굳어있던 이연석은 비로소 안도했다.

술에 취했어도 자신이 그런 일을 저지를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그가 배하린과 하룻밤을 보냈다면 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흘 후, 배하린은 전용기를 타고 정가혜 앞에 나타났다.

송사월을 간호하던 정가혜는 눈물로 범벅된 배하린을 보고 얼떨떨했다.

“가혜 씨, 그날 밤 난 연석이를 집에 데려다준 후, 가혜 씨가 연석이를 찾으러 온 것을 보고 순간 질투가 나서 일부러 연극을 벌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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