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98화

하지만 아무리 난감해도 그녀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아무리 너의 처형이라고 해도 우리 집안에 시집오려면 내 동의가 있어야 하는 거야. 시어머니로서 얘기조차 할 자격도 없는 거니?”

그녀를 한동안 쳐다보던 그가 차갑게 되물었다.

“정가혜 씨가 이 집안으로 시집오겠다고 했었나요?”

“그 생각이 없었다면 우리 연석이한테 5년 동안 매달리지도 않았겠지.”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어있던 그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아드님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네요.”

내가 내 아들을 모르면 누가 알아?

“연석이는 내가 배 아파서 나은 자식이고 내가 애지중지 키운 내 아들이야. 이 세상에서 나만큼 연석이를 잘 아는 사람도 없어.”

고집을 부리는 유나희에 그는 반박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연석이가 2년 동안 쫓아다니면서 가혜 씨한테 매달린 건 모르고 계시죠?”

흠칫하던 그녀는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걔 성격으로 여자한테 2년씩이나 매달렸다고? 그럴 일은 절대 없어.”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그랬을 거라고 전혀 믿지 않았다. 밥 먹듯이 여자가 바꾸는 아들이 어떻게 누군가에게 진심일 수가 있겠는가?

두 사람이 5년 동안 관계를 이어온 건 정가혜가 재벌 집에 시집오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연석에게 매달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정가혜의 편을 들고 있는 이승하의 앞에서 유나희는 대놓고 말할 수가 없었다.

“연석이가 그럴 리 없어. 정가혜 씨가 매달린 거겠지.”

유나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승하는 중요하지 않았다.

“가혜 씨가 매달린 거라면 숙모님과 만난 이후 바로 연석이의 프러포즈를 거절하지 않았을 겁니다.”

“거절한 건 밀당 같은 거 아니야? 연석이와 내 사이가 틀어지는 걸 원하고 있을 테니까. 그래야 결국 중간에서 어부지를 얻게 되는 거잖아. 아니라면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두 사람 사이를 허락해달라고 했겠지. 그런데 그러기는커녕 연석이가 집에서 이 난리를 치는 걸 보고만 있어.”

서유의 언니를 이렇게 악랄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유나희뿐일 것이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