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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유나희의 말은 날카로운 가시처럼 정가혜의 가슴을 깊숙이 찔렀다. 이연석에게 물들었던 얼굴의 홍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창백해졌다.

그녀는 갑자기 단이수가 당시 느꼈을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토록 온화하고 고귀해 보이는 얼굴, 분명 선한 사람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이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그녀에게는 부모님이 없었다. 그녀를 조사한 유나희가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

분명 일부러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었다...

이연석과 결혼하고 싶어 했던 정가혜는 이 순간 갑자기 뒷걸음질 쳤다.

결혼은 두 사람의 일이 아니라 두 가정의 일이었다.

어릴 때부터 가정이 없었던 그녀는 당연히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남자 쪽 가정을 갈망했다. 하지만 눈앞의 이 여자는...

정가혜는 손바닥을 꽉 쥐어 손톱이 살을 파고 들게 한 뒤에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유 여사님, 제 부모님은 안 계세요...”

유나희는 놀란 표정조차 짓지 않고 바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당신이 연석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말 밖의 뜻은 부모의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는 그녀의 아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의 부모였다면 정가혜는 벌써 일어나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연석의 어머니 앞에서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가장 아픈 곳을 찔렸음에도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녀가 이렇게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연석 때문이었다. 부정할 수 없이 그녀는 이연석을 좋아했고 포기하기 싫었다. 그렇다면 그를 위해서라도 노력해서 쟁취해야 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정가혜는 꽉 쥐었던 주먹을 풀고 평온한 마음으로 유나희를 바라보았다.

“유 여사님, 부모님이 없는 것은 제 잘못이 아닙니다. 그 한 가지 이유로 저와 연석 씨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정가혜는 유나희의 말 속에 숨은 의도를 직접적으로 지적하지 않고 그저 그녀의 말을 따라갔다. 하지만 유나희는 정가혜가 현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가혜 씨, 사실 심한 말을 하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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