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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이연석을 차단 목록에서 해제하려던 정가혜는 낯선 전화번호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가혜 씨, 저는 연석이 어머니에요. 잠시 커피 한 잔 할 수 있을까요?”

이 말에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연석이 부모님께 알리겠다고 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 속도도 꽤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이연석 어머니의 전화 목적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정가혜는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과 관련된 일이니 그의 부모님이 신중해지는 것도 당연했다.

망설이다가 결국 알겠다고 대답했고, 곧이어 유나희가 주소를 보내왔다.

정가혜는 보수적인 옷을 골라 입고 옅은 화장을 한 뒤 차를 몰고 나섰다. 카페 앞에 차를 세우자 마침 고급 차에서 내리는 귀부인이 보였다.

한 눈에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이씨 가문의 자녀들이 가진 우수한 유전자는 부모에게서 온 것이었다.

이연석의 어머니는 그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었다. 고상한 외모와 우아한 자태, 온몸에서 풍기는 기품, 심지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관리를 잘 했든 아니든 적어도 이연석의 어머니는 본질적으로 미인이었다. 이연석과 이지민 남매의 외모가 그렇게 훤칠한 것도 당연했다.

정가혜는 그 우아한 모습이 카페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

들어가기 전, 문 앞에 선 정가혜는 무의식적으로 침을 몇 번 삼켰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심형진의 부모님을 만날 때도 이렇게 긴장되지 않았었다.

심장이 쉴 새 없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진정시키려 해도 미친 듯이 뛰는 심장 박동을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무척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으로 한참을 머뭇거리다 겨우 문을 밀고 들어갔다.

유나희는 아마도 그녀에 대해 조사해봤는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가혜 씨, 이쪽이에요.”

정가혜는 뻣뻣한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려 웃으며 다가갔다.

“여사님, 안녕하세요.”

그녀는 ‘어머님’이라는 친근한 호칭도 쓰지 않고 그저 공손하게 존칭을 사용해 후배로서의 예의를 표했다.

유나희는 오히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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