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78화

거울을 통해 그가 하반신을 가리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자신을 향해 그가 걸어오는 모습에 그녀는 엄청 당황스러웠다.

어젯밤의 일이 없었더라면 예전처럼 그를 태연하게 대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느낌이 이상했고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숨을 죽이고 그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봤다. 그의 큰 손이 그녀의 가는 허리를 감싸며 등 뒤에서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녀는 몸이 굳어졌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턱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어젯밤에는 당신이 먼저 날 건드린 거예요. 당신이 먼저 유혹한 거니까 당신이 책임져요.”

뭐? 내가 먼저 유혹했다고? 정말 내가 먼저 유혹한 걸까?

얼굴이 붉어진 그녀가 입을 열었다.

“술에 취해서 기억이 없어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니까 자신에게 책임을 묻지 말라는 뜻이었다.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더니 그녀의 봉긋한 가슴을 덥석 움켜쥐었다. 그녀는 점차 몸이 나른해졌고 힘을 잃어갔다.

“기억이 안 나면 다시 기억나게 해줄게요”

긴장된 탓인지 침을 삼키던 그녀가 거침없이 자신을 탐하고 있는 손을 덥석 잡았다.

“그럴 필요 없어요.”

그녀는 그가 함부로 만지지 못하게 그의 손을 꽉 잡고는 그를 돌아보았다.

“말해요. 어떻게 책임질까요?”

그녀의 말에 그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나랑 결혼해요.”

결혼?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연석과의 결혼은 더더욱 싫었다.

그녀는 싫은 표정이었다. 조금은 슬펐지만 모른 척하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잡고 눈을 마주 보았다.

“가혜 씨, 어젯밤에 나랑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거 잊었어요? 왜요? 이제 와서 번복하고 싶어요?”

내가 약속을 했다고?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그녀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줄 알고 그가 일부러 헛소리한 것이 틀림없다.

“술김에 한 말이니까 믿지 말아요.”

술에 잔뜩 취한 사람이 한 허튼소리니까 믿을 수 있나?

그러나 이연석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계속해서 그녀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