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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이승하는 서유의 말을 듣고 서유는 정가혜의 말을 듣는다. 그가 정가혜를 설득하면 모든 발언권을 얻는 셈이니 두려울 게 없었다.

이런 논리로 생각을 정리한 이연석은 용기를 내어 전화를 끊고 몸을 돌렸다.

이연석이 돌아서는 순간 민첩한 이승하가 재빨리 차 문을 열었다.

침실 문이 열리는 찰나, 서유가 고개를 돌렸다. 누가 나오는지 제대로 보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그녀의 눈을 가렸고 이어서 귓가에 차갑고 멋진 목소리가 들렸다.

“보지 마. 눈이 멀 수도 있거든.”

“...”

눈이 가려진 서유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이연석을 보는 게 싫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한 번 보고 눈이 멀 정도라면 가혜는...’

갑자기 뛰쳐나온 이연석을 본 정가혜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었다.

그녀는 이연석을 방으로 밀어넣으며 투덜거렸다.

“안에 있으라고 했잖아요, 왜 나왔어요?”

이연석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뭐 눈을 오염시키는 물건도 아니고, 왜 나오면 안 돼요? 게다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힘을 꽉 준 정가혜에게 세게 밀려 방으로 들어갔다.

그를 가두고 문고리를 잡은 정가혜는 돌아서서 서유와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정말이에요!”

이승하는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온몸이 오싹해진 정가혜는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서유야, 응접실에서 좀 앉아 있을래?”

서유는 이 말을 듣자마자 이승하의 손바닥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래.”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한 말이었는데, 서유가 대답할 줄은 몰랐다.

어쩔 수 없이 정가혜는 얼굴을 가리고 아래층으로 향했다.

“따라와...”

도망치듯 내려가는 정가혜의 뒷모습을 보며 서유는 ‘푸핫’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여보, 난 가혜랑 잠깐 얘기하고 갈게요. 당신은 차에서 기다려요...”

이승하의 차갑고 담담한 눈동자가 침실 문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당신은 가봐. 난 여기서 연석이가 나오길 기다릴 거야.”

문 안에서 몰래 엿듣고 있던 이연석은 이 섬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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