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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머릿속은 아직도 흐리멍덩하지만 몸의 감각은 자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귓가에서 전해진 그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머릿속이 하얘졌다.

열기는 식었지만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몸이 가볍게 떨렸고 얼굴빛의 홍조는 사그라지지 않았으며 눈빛은 여전히 흐리멍덩하였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는 그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지만 모른 척했다. 다시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고는 그녀를 자신의 몸 위에 엎드리게 하였다.

“제대로 못 느낀 거 같은데. 다시 한번 해요.”

섹스할 때 그녀가 위에 있는 자세가 좋았다. 그러나 지금 술에 취한 그녀한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키스를 퍼부었고 잠시 후 욕조에 누워있던 그녀를 끌어올려 수건으로 마구 감싼 뒤 그녀를 끌어안고 욕실을 나섰다.

푹신한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혈기 왕성한 그가 그녀의 볼을 잡고는 똑바로 눈을 떠보라고 했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요?”

그녀는 눈을 들어 눈앞의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알아봤다는 말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말도 없이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한 손을 그녀의 머리 위로 올리고는 익숙하게 그녀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기억해요. 나 이연석이에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가 머리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마치 맹수가 사냥감을 약탈하는 것처럼 미친 듯이 압박해 왔고 물러설 수 없었던 그녀는 온전히 그를 받아들였다.

이런 쪽으로는 참 능숙한 사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또다시 온몸이 뜨거워졌고 그의 아래에 깔린 몸은 떨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의 목덜미를 감싼 채 상처 입은 토끼처럼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듯 손에 힘을 꽉 주었다.

그가 세게 몰아붙이면 자신을 구렁텅이에서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조금만 망설이면 죽을 만큼 괴로운 것 같았다.

미친 듯이 그를 원했고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는 연을 날리듯 그녀를 묶은 줄을 잡고는 힘껏 조였다가 부드럽게 풀어주었고 그녀가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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