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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주서희가 소각장으로 들어갈 때, 서유는 감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승하의 품에 안겨있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마치 실이 끊어진 구슬처럼 흘러내렸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좋은 사람이었던 주서희는 결국 한 줌의 재가 되어 작은 상자에 담겨졌다. 자유를 잃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다시 자유를 얻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는 주서희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다른 세상으로 그녀만의 행복을 찾아 나섰다.

사실 이것은 단지 사람들의 아름다운 환상일 뿐이었다. 사람이 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영혼이 살아 있다는 건 사람들의 기대일 뿐이다.

소준섭은 죽을 때까지 그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몰랐고 그녀는 죽기 전에 자신이 그를 많이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쉬울까? 당연히 아쉽겠지.

하지만 이게 끝이었다.

화장을 마친 후, 윤주원은 그녀의 유골을 바다에 직접 뿌렸다. 소준섭의 유골이 뿌려진 바로 그곳이었다.

두 사람의 유골이 바람에 실려 바다로 흘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걸 알면서도 윤주원은 두 사람을 위해 무덤을 세웠다.

묘비에는 부부의 이름으로 두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두 사람의 영혼이 만난다면 이곳이 그들의 안식처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도 살면서 환상과 기대를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무엇으로 버틸 수 있을지...

그들은 밤새도록 묘비 앞에 서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광풍이 불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떴다.

주서희가 친구들에게 너무 슬퍼하지 말라며 그들을 쫓아내기라도 하듯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사람들은 섬을 떠났고 윤주원만 우산을 쓴 채로 묘비 앞에 서 있었다. 빗물이 옷을 다 적셔도 상관없었다. 이렇게 하면 마음의 아픔이 조금은 덜한 것 같았다.

결국 몸에 무리가 온 그는 묘비 앞에서 쓰러졌고 이승하가 사람을 보내 그를 다시 배에 실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그는 이미 귀국행 전용기 안에 있었다. 그는 무사히 귀국했고 주서희는 영원히 그 나라 그 섬에 남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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