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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소준섭은 주서희를 식탁 의자에 앉힌 후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부드럽게 물었다.

“뭐 먹고 싶어?”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주서희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요.”

소준섭의 손이 잠시 멈췄다가 그녀의 머리 뒤에서부터 천천히 손길을 따라 입술 쪽으로 옮겨갔다.

“예전처럼 나를 대해주기로 했잖아, 좀 더 나에게 다정하게 굴어봐.”

예전에는 그를 어떻게 대했었지?

웃으며 맞이하고 다정하게 대해주고 하루 종일 사랑 한다고 말하고 밤마다 달콤하게 얽혀 잠들지 않았었나? 지금도 그때처럼 그를 대해야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주서희의 눈빛에는 약간의 증오가 묻어났지만 얼굴에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치즈 빵, 소고기, 오렌지 주스...”

그제야 소준섭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다시 한 번 주서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래, 얼마나 좋아.”

그가 혼자 부엌으로 갈 줄 알았는데 그가 그녀를 부엌으로 안아 데려가더니 깨끗하게 정돈된 조리대 위에 그녀를 앉히고 부엌문을 닫은 후 두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있게 되자 그제야 천천히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녀가 칼 같은 것을 빼앗아 그를 해치려 할까 봐 매우 짧고 작은 도구들만 사용했는데 그것들로는 치명상을 입히기 어려웠다.

주서희도 그렇게 작은 도구로 소준섭처럼 체격이 크고 힘이 강한 남자와 싸우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런다고 해서 전혀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주서희는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소준섭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스테이크를 굽자마자 첫 번째로 한 조각을 잘라 주서희의 입가에 가져갔다.

“한번 먹어봐, 맛이 어떤지 봐줄래?”

주서희가 그를 속이던 몇 년 동안에도 이렇게 지낸 적이 있었지만 그때의 주서희 눈에는 증오가 없었고 지금의 주서희는 마지못해 입을 열고 천천히 씹으며 아무 말 없이 그가 주는 대로 먹었다.

소준섭은 화를 내지 않고 마치 장난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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