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18화

말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그 말 속에 사랑은 하나도 없었지만 소준섭에게는 그처럼 거짓된 말이라도 충분히 기분이 좋았다.

가는 손가락으로 주서희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고 그녀가 땀에 흠뻑 젖었건 말건 상관하지 않고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서희야, 나도 너를 사랑해.”

주서희는 차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소준섭, 당신 같은 인간이 사랑이 뭔지 구분할 수나 있을까, 사랑이 뭔지 알기나 할까?”

극한의 쾌락을 느끼는 소준섭은 그녀와 함께 절정에 오르고 나서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살며시 물었다.

“구분할 수 없어, 알지도 못해. 하지만... 그게 어때서?”

그게 어때서? 자신이 그녀를 원한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사랑이 뭔지는 상관없었고 그녀만 곁에 두면 그게 사랑이었다.

주서희는 부드러운 카펫 위에 쓰러져 옆으로 고개를 돌려 대형 스크린에 비치는 수치스러운 화면을 바라보았다. 영화 속에서 생생하게 묘사된 연기조차도 그들보다 격렬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몸은 소준섭에게 완전히 더럽혀졌고 깨끗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아니, 소준섭이 처음 그녀를 탐한 순간부터 그녀는 더 이상 깨끗하지 않았다.

소준섭은 무슨 일인지 시간이 모자란 것처럼 마치 이번 한 달을 그렇게 보내려는 듯이 그녀를 안고 한 번 또 한 번 관계를 가졌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반항할 수 있었던 주서희도 나중에는 지쳐서 힘이 빠져 그가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가 그녀를 욕조에 넣는 순간 속이 약간 안 좋았던 주서희는 욕조 가장자리에 엎드려 몇 번 헛구역질을 했지만 아무것도 토해내지 못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유리문에 기대고 있던 소준섭은 잠시 멍해졌다. 초임신의 징조 같았지만 주서희는 자궁이 없었기 때문에 임신할 리가 없었다.

그는 주서희가 자신의 아이를 낳아주고 그 후로 한 가족이 이 섬에 머물면서 평생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가끔 그들 사이에 아이가 있다면 마음이 여린 주서희가 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