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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소준섭의 하얀 셔츠가 점점 붉게 물들어 가는 것을 보며 주서희의 총을 쥔 양손이 떨렸다. 그 떨림이 극심한 모욕 후의 분노 때문인지, 아니면 두려움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그녀는 혼란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서희 씨...”

윤주원의 부드러우면서도 놀란 목소리가 들리자 주서희는 떨리는 손으로 총을 내던지고 윤주원을 바라보았다.

“안... 안전해. 우리는 이제 안전해...”

그녀는 소준섭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인 채 미친 사람처럼 소준섭 앞으로 달려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가 피를 흘리고 있는지도 상관하지 않은 채 그의 바지 주머니를 뒤져 수갑 열쇠를 찾았다.

그녀가 당황해 열쇠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피로 물든 손이 떨리며 열쇠를 쥐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 총알이 소준섭의 심장을 관통해서 그는 말을 할 수 없었고, 그저 창백한 주서희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었다...

주서희는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받아 들고도 여전히 소준섭을 보지 않은 채 억지로 몸을 돌려 윤주원에게로 달려갔다...

그녀가 돌아서는 순간 소준섭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었고, 가슴을 누르고 있던 손도 힘없이 떨어졌다...

그는 주서희가 윤주원의 수갑을 풀어주고 조심스럽게 그를 부축해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윤주원의 손을 감싸 쥐는 주서희의 뒷모습에서 그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동작에서 연민이 느껴졌다...

그녀는 윤주원을 걱정하고 있었다. 윤주원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한 말은 거짓이었고 그는 또 속았던 것이다...

소준섭은 눈을 내리깔고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를 바라보았다. 문득 이렇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가 죽으면 더 이상 주서희를 괴롭힐 사람이 없을 테고, 그녀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

‘다만, 주서희, 네가 나를 위해 만들어주기로 한 장조림은 아직 만들어주지 않았는데.’

주서희가 윤주원을 부축해 나가다 피 웅덩이를 밟았다. 그 끈적끈적한 감촉에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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