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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1화

하지만 지금 눈앞에 완전히 죽어버린 소준섭을 보며 알 수 없는 목소리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물었다.

‘소준섭이 정말 죽어 마땅할까?’

그의 잘못은 대체 누구에게서 시작된 것인가? 먼저 소준섭을 좋아한 건 그녀였지 않은가?

‘네가 소준섭에게 집착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 사람 곁에 다가갔잖아.’

그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싫어하고 미워했다는 이유로 죄인이 되어야 하는 걸까?

소준섭이 그들을 미워했던 것은 사실 그녀의 이모 때문이었다. 이모는 소준섭의 어머니를 자살로 내몬 주범이었고 그런 살인자와 함께 그녀는 소준섭의 가정을 빼앗고 그에게 돌아가야 할 사랑을 차지했다. 소준섭이 그녀를 미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모든 원한의 시작은 그들 윗세대의 부끄러운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행동이 그들의 후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기고 그 상처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그들의 인생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소준섭의 원한이 윗세대의 잘못에서 시작되어 그녀에게로 옮겨간 것처럼, 그녀의 원한도 소준섭이 그녀를 집단 강간하도록 지시하면서 시작되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인과의 순환이었다.

그래서 원한이 시작되었으면 반드시 끝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끝은 그녀가 복수를 위해 소준섭이 자신을 사랑하게끔 설계한 것이었다.

원래 소준섭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으나 그녀가 그를 지옥으로 끌어들였다.

만약 그녀가 그런 방법으로 그를 사랑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소준섭은 그녀에게 얽매이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의 관계는 결국 남남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과가 존재하는 이상 그녀는 그를 지옥으로 끌어내렸고 지옥에 빠진 이들에겐 결코 좋은 결말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니 결국 이런 비참한 결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저 주서희는 자신의 증오가 마침내 해소된 것 같아 속이 후련했다. 이제야 큰소리로 웃어댈 수 있었다.

“보복은 늦지 않았어. 소준섭, 넌 마땅히 죽어야 해.”

그런데도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멍하니 소준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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