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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그러나 그녀가 위험에 처했을 때 이 작은 악마는 여전히 망설임 없이 그녀를 구하러 달려가곤 했다. 어릴 적 그녀가 물에 빠져 거의 익사할 뻔했을 때도 그가 뛰어들어 그녀를 구해냈다.

그녀가 처음으로 설렘을 느낀 순간도 바로 그때였다. 물속에서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소준섭의 모습이 그녀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졌고 그 후로 그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생명의 은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나서서 그녀를 지켜준 사람이기도 했다.

그 당시 그녀는 그에게 물어보곤 했다.

“오빠, 아직도 날 신경 쓰고 있는 거죠?”

교복을 입고 난간에 기대어 있던 소준섭은 냉소적인 눈길로 그녀를 힐끗 보며 거만하게 대답하곤 했다.

“이 세상에서 너를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이전에는 주서희가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소준섭은 이미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조금씩 좋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주서희의 눈이 갑자기 붉어졌다. 이제는 그가 죽었으니 아무도 그 답을 알려줄 수 없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소준섭의 바짓단을 따라가며 바닥에 말라버린 핏자국을 더듬었다. 그 핏자국은 그가 남긴 유언이었다.

네 줄의 글자였다.

[주서희, 내가 죽었으니 이제 네가 다른 사람과 결혼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

알고 보니 그는 죽을 때까지도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죽으면 더 이상 볼 수 없으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서 그는 이런 마음으로 자신을 구하려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녀에게 구조를 요청하지도 않은 채.

그래, 소준섭은 여러 번 그녀를 찾아왔지만 그 이유는 그녀가 윤주원과 결혼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녀를 잃을까 두려워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그는 폭력적인 방법을 택했고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런 행동은 분명히 극단적이었다.

그는 그녀를 괴롭히면서도 구해주고 주서희가 이유를 물으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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