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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어린 시절의 그녀는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단지 고모가 자신을 돕고 있다는 생각에 고모의 말에 따라 용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여 그녀는 송문아의 말에 따라 늘 소준섭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의 뒤를 쫓아다녔고 가끔은 성적이 안 좋다는 핑계까지 대면서 소준섭한테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했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아주 나빴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용감하게 그를 찾아갔다.

자신의 정성 어린 마음이 언젠가는 소준섭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언젠가는 그가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송문아에 대한 싫은 마음 때문에 그는 그녀까지 미웠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그는 그녀에게 다짜고짜 화를 냈고 여우같이 남자한테 꼬리를 친다며 역시 송문아의 조카딸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그녀한테 멀리 떨어지라고 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그녀를 싫어하면서도 한밤중에 그녀의 방에 왔었다. 가끔 자다가 눈을 뜨면 그가 옆에 서서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다가 그녀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독살스럽게 노려보고는 돌아서기도 했다.

그 후, 송문아는 그녀의 방에서 나오는 소준섭을 몇 번 마주치더니 어찌 된 일인지 갑자기 말을 바꾸며 그에 대한 마음을 접으라고 하고는 백호를 좋아하라고 했다.

백호는 그녀와 같은 반 친구였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건달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 그녀를 구해준 사람이 바로 백호였다. 그날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준 걸 마침 송문아가 보게 된 것이다.

백호의 집안 배경을 조사해 본 송문아는 백호가 괜찮은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대놓고 주서희에게 백호랑 어찌해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백호가 예의가 바른 사람인 것 같다면서 소준섭보다 훨씬 교양이 있어 보인다면서 친구로 잘 지내라고만 했다.

주서희는 친구가 별로 없었고 게다가 백호는 확실히 괜찮은 사람이었다. 늘 먼저 그녀를 찾아와 말을 걸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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