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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상대방이 백호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녀는 그제야 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여리여리하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그는 늠름한 모습이었고 점잖고 멋진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를 알아보고는 그녀도 똑같이 웃음을 지었다.

“외국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 왜 돌아온 거야? 병원에는 무슨 일로?”

백호는 오래된 지인을 만난 듯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 외할머니가 몸이 안 좋으셔서 어머니가 빨리 돌아오라고 하셨어. 병원에서 널 보게 될 줄은 몰랐네.

말은 마친 그가 다시 흰 가운을 입고 있는 주서희에게로 향했다.

“옷차림을 보니까 의사인 것 같은데? 의사가 된 거야?”

그녀는 별다른 말이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고등학교 다닐 때도 의대에 가겠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난 네가 농담하는 줄 알았어. 정말 의사가 될 줄이야.”

마음이 딴 데 있는 그녀는 웃으며 무심하게 되물었다.

“듣자 하니 의사에 대해 편견이 있는 것 같다?”

그가 연신 손을 저었다.

“그럴 리가. 난 그저 그런 일이 있고 나면 다시는 소준섭의 뒤를 따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계속해서 말을 꺼내려던 그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은 듯 이내 말을 멈추었다.

“미안해.”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다 지나간 일인데 뭐.”

소준섭은 이미 죽었고 그 과거들도 그의 죽음과 함께 모두 사라져 버렸다.

소준섭의 얘기가 나오자 백호가 한마디 더 물었다.

“소준섭이 죽은 거 넌 알고 있어?”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

자신이 죽였는데 모를 리가 있겠는가?

백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젊은 나이에 참 안 됐어. 근데 그런 말 있잖아. 나쁜 놈은 반드시 벌을 받게 된다고. 소준섭이 나쁜 짓을 많이 했으니까 그리 죽게 된 거야.”

그 당시, 백호는 요트를 사서 그곳에서 주서희에게 고백하려고 했었다. 원래는 매우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일이었다. 근데 소준섭이 갑자기 나타나서 그녀를 데려갔고 그 후 사람들을 시켜 그녀를 성폭행했다.

백호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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