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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주서희는 똑똑했다. 송문아가 눈빛만 주어도 자신의 추측이 맞았음을, 송문아가 먼저 손을 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사실을 깨닫자 주서희는 송문아가 소준섭을 이용한 것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날 밤, 소준섭이 우연히 그런 생각을 했든 안 했든 간에 그녀의 고모는 소준섭의 이름을 빌려 그렇게 했을 테니까.

결국 불량배들을 매수해 소준섭에게 누명을 씌우기만 하면 소준섭이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모든 변명을 막는 데는 그녀의 한마디 고발이면 충분했다.

그래서 그때 주서희가 깨어난 후 송문아는 그녀의 건강을 걱정하기는커녕 누구의 사주를 받았냐고 끊임없이 추궁했던 것이다. 복수한다는 명목으로 실제로는 소준섭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던 것이다...

그때 가족 간의 정에 눈이 멀지 않았더라면, 소준섭에 대한 증오로 마음이 가려지지 않았더라면 곰곰이 생각해봤어야 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한낱 장기말로 전락하지 않았을 텐데,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당하는 도구로 전락하지 않았을 텐데...

주서희는 속으로 냉소를 지으면서도 평온한 표정을 유지한 채 송문아에게 물었다.

“고모, 말씀해 주세요. 언제부터 저를 이용하기 시작하셨나요? 절 소씨 집안에 데려오면서부터였나요, 아니면 제가 준섭 씨에게 접근하도록 유도하면서부터였나요...”

송문아는 주서희의 붉게 충혈된 눈을 응시했다. 문득 주서희가 뭔가 깨달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했으니까. 이런 그녀 앞에서는 숨기든 말든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오늘 이후로 조카는 더 이상 예전처럼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테니까. 차라리 모든 걸 털어놓고 자신의 선의를 조금이라도 기억하게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송문아는 다시 주서희의 손을 잡았다. 치맛자락을 놓게 한 뒤 그녀의 손을 자신의 손바닥에 넣고 다른 한 손으로 주서희의 손등을 감쌌다.

“서희야, 고모가 널 소씨 집안에 데려온 건 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너무 불쌍해 보였기 때문이야. 그래서 널 데려와 좋은 생활을 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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