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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소수빈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한 손으로 눈앞을 가로막은 송문아를 밀쳐냈다. 그의 힘이 워낙 세서 연약한 송문아는 그 힘에 밀려 바닥으로 넘어져 쿵 소리를 냈다.

송문아는 아픔에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나려 했다. 그때 소수빈의 검은 구두가 갑자기 그녀의 흐트러진 원피스를 밟았다. 구두를 따라 시선을 올리자 마주친 것은 악귀 같은 얼굴이었다.

소수빈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 송문아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먼저 유언이나 준비해 두세요.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죠.”

그는 이 말을 남기고 주서희의 손을 잡아 빠르게 소씨 집안을 떠났다. 저택엔 바닥에 엎드린 채 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송문아만이 남았다...

잠시 후 송문아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한 명은 그녀가 온갖 방법으로 지켜주려 했던 아들이었고 한 명은 그녀가 직접 키운 조카였다.

그런데 감히 이렇게 자신을 대하다니.

소수빈은 주서희를 차에 태운 후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 얼굴은 창백했고 이마에 식은땀이 맺혀 있었으며 온몸을 떨고 있는 그녀를 보자 소수빈은 가슴이 아팠다.

“서희야, 괜찮아?”

항상 차분하고 침착했던 주서희는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설마 송문아에게 괴롭힘을 당한 걸까?

소수빈이 주서희를 병원에 데려가 검진을 받게 하려는 찰나, 주서희가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열어 녹음기를 꺼내 소수빈에게 건넸다.

“오빠, 부탁인데 이 안의 녹음을 소씨 집안 사람들에게 들려줘요...”

그녀는 송문아의 행적을 폭로하고 소준섭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싶었다. 또한 소씨 집안 사람들에게 송문아가 소준섭이 어렸을 때부터 그를 제거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이것만으로도 송문아는 그 집안에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송문아가 자업자득으로 구렁텅이에 빠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송문아가 최우진을 죽였어요. 오빠가 증거를 찾아 경찰에 넘겨주면 좋겠어요.”

이미 녹음을 듣고 있던 소수빈은 주서희의 말에 잠시 놀랐다가 곧 눈 속 깊은 곳에 혐오감이 더욱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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