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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서유와 친구들의 곁에서 주서희를 돌봐주는 사람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소수빈과 허윤서도 자주 찾아왔다. 허윤서는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주서희의 집에 와서 그녀에게 밥을 해주고 말벗이 되어주었다. 단,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피했다.

주서희가 자궁을 잃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이런 기쁜 소식이 있더라도 허윤서는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주서희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허윤서의 배를 만지며 아이에게 말을 걸곤 했다. 그녀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아이가 태어나면 큰 선물을 준비해 두겠다는 것이었다.

그 선물이 무엇인지 주서희는 유서에 썼다. 그녀의 재산 전부를 사촌 오빠 소수빈의 아이에게 물려주겠다고 적어두었다.

주서희는 변호사를 불러 재산을 유서에 명시했고 모든 준비를 끝낸 뒤 휴대폰을 꺼내 서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연이의 손을 잡고 외출하려던 서유는 주서희의 전화에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서희 씨, 무슨 일이에요?”

주서희는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서유 씨, 내가 갑자기 해외 파견 프로젝트를 맡게 돼서 한 달 동안 해외로 의료 봉사를 가야 해요. 오늘은 서유 씨랑 함께 놀 수 없을 것 같아요.”

서유는 발걸음을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한 달 동안 가야 한다고요?”

주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다시피 의료 봉사는 대부분 시간이 오래 걸려요. 한 달은 정말 짧은 편이죠.”

서유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갑자기 이런 일을 맡게 된 거예요?”

원래 병원장인 주서희는 관리만 하면 될 텐데 그녀는 항상 일선에 나서며 여러 가지 업무를 직접 처리했다. 이제는 의료 봉사까지 나가려 하고 있었다.

주서희는 담담하게 말했다.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낫잖아요.”

그 말에 서유는 더 이상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좋은 일을 하러 가는 걸 막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같이 가는 사람은 있어요?”

주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요. 각 병과에서 의사들이 파견됐고 조직적으로 움직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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