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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송문아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 개자식 주서희가 가방에 녹음기를 숨겨놓고는 자기가 한 말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언론에 퍼뜨린 것이다. 아들의 상속권을 차지하려고 원래의 상속인을 악랄한 수단으로 괴롭혔다는 내용이었다.

수년간 수도권 상류층에서 쌓아온 그녀의 이미지가 이 한 번의 녹음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귀부인들은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미쳐 날뛰는 악마라고 욕하며 죽으라고, 소준섭을 돌려내라고 소리쳤다.

집에 숨어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소정의는 단 한 마디 설명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체면을 구겼다며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를 때리기만 했다.

송문아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소정의가 자신의 남편이라는 생각에 몇 마디 달콤한 말과 사과만 하면 어떻게든 용서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소정의가 울음을 터뜨렸다.

“당신은 알기나 해? 당신이 들어오기 전에 준섭이가 얼마나 착하고 똑똑했는지. 의학적 재능은 물론이고 한번 보면 외우는 능력까지 있었어. 그렇게 어린 나이에 내 컴퓨터 화면의 데이터를 한 번만 봐도 문제가 어디 있는지 알아냈다고. 그런 좋은 아이를 당신이 망쳐버렸어...”

소정의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그때 당신이 건넨 그 술잔을 마시지 말았어야 했어!”

그 비즈니스 자리에서의 한 잔의 술이 그를 타락시켰다. 아내와 아이까지 버리고 송문아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할 만큼. 이제 와서 이런 결과를 맞이하니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다.

소정의는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세게 때리고는 등을 돌려 걸어갔다.

송문아는 단호하게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바닥을 기어가 그의 바지 끝자락을 잡았다.

“여보, 내 잘못이 아니에요. 준섭이를 죽인 건 주서희지 내가 아니라고요!”

소정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송문아를 실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서희는 당신 칼이었어.”

그 말은 곧 누가 직접 손을 댔든 모두 같다는 의미였다.

소정의에게 발로 차여 나뒹군 송문아는 소준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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