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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말을 마친 그녀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소준섭에게 총을 겨누던 그 순간처럼 그녀는 너무 단호했다.

그녀는 망설임이 없는 사람이었다. 한번 결정한 일이면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알려주고 깔끔하게 관계를 정리했다 .

그러나 윤주원은 그녀가 이대로 그와 관계를 끊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최소한 그의 손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그녀는 평소처럼 그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녀의 마음속에 그는 여전히 중요한 사람이었다. 단지 사랑하는 사람만큼 중요하지 않을 뿐. 그렇다고 해서 전혀 낯선 사람 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서희 씨, 만약 그때 내가 당신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소준섭 씨와 한 달 동안 그 섬에서 잘 지냈을 건가요?”

천천히 발걸음을 멈추던 그녀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더니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도 그녀의 속마음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알 수 있었다. 그가 만약 찾아가지 않았더라면 주서희는 소준섭과 한 달 동안 지내다가 무사히 돌아왔을 것이다.

혼인 신고를 하던 날처럼 소준섭은 그녀를 다시 데려다줬을 것이다.

침대에 기대어 부모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그가 얼굴이 어두워졌다.

나 때문에 소준섭 씨가 죽은 건가?

주서희는 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몇 마디 당부하고는 자리를 떴다.

바로 이때, 윤주원의 부모님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주서희 씨, 방금 주원이랑 하는 얘기 다 들었어요.”

윤주원 어머니의 온화한 얼굴에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결국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웃으며 주서희에게 감사를 표했다.

“우리 주원이 생각해 줘서 고마워요.”

더 이상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 아들이 남은 인생은 평안하기만을 바랐다. 이런 끔찍한 일을 겪지 말고 아이도 낳고 착한 아내와 함께 오손도손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를 바랐다.

“주서희 씨는 좋은 여자예요. 다만 뼈저리게 사랑했던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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