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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주서희는 어두운 눈빛으로 거즈를 감고 있는 그의 손목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주원 씨, 난 불행한 사람이야. 나랑 함께 있으면 주원 씨가 자꾸만 이리 다치게 되잖아. 그러니까 우리 두 사람 다시 시작하지 않은 게 좋겠어.”

그 말에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근데 그녀가 이런 답을 할 거라는 것을 미리 예상이라도 한 듯 그는 전혀 놀란 기색이 없었다.

다만...

“서희 씨, 소준섭 씨는 이미 죽었어요. 더 이상 날 해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잔뜩 기대에 찬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난 사람을 죽였어. 게다가 주원 씨가 보는 앞에서 그 사람이 나한테 그런 짓까지 했고. 이 두 가지 일은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지워버릴 수 없는 일이야.”

그녀는 핑계를 대지 않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소준섭이 윤주원의 앞에서 그녀한테 그런 짓을 했을 때 두 사람은 이미 불가능한 사이였다.

이런 일을 겪어도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과 결혼해서 평생을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른 사람 같았으면 아마 얼굴조차 마주치지 못했을 것이다. 주서희는 그래도 강인한 편이었다. 최소한 이리 아무렇지 않게 윤주원을 치료해 줄 수 있는 걸 보면.

“난 상관없어요.”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서희 씨, 당신도 어쩔 수 없었던 거잖아요.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소준섭을 죽인 것도 실수였죠. 정말로 죽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잖아요. 난 다 알아요. 다 이해해요. 그래서 난 상관없어요. 근데 당신은 왜...”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웃기만 했다. 눈이 휘어진 것이 마치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초승달 같았다.

“난 마음에 걸려.”

그의 말을 끊어버리더니 그녀가 고개를 돌려 병실 밖에서 서 있는 중년 부부를 쳐다보았다. 피곤한 얼굴과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한 두 사람을 보며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원 씨 부모님도 이젠 연세가 있으신데 더 이상 이런 일 겪게 하지 마. 두 분께서 주원 씨를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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