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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그런 애원의 목소리는 소준섭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그를 더욱 분노하게 할 뿐이었다. 악마가 한 번 누군가를 증오하면, 그 사람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다...

소준섭은 겉으로는 주서희를 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윤주원을 벌하고 있었다. 그는 이 섬에 갑자기 나타난 제삼자를 죽을 만큼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었다!

처음에는 몸부림치던 주서희도 마음이 완전히 죽어버린 후에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시체처럼 철창에 박힌 채 소준섭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소준섭은 주서희를 범한 후 천천히 바지 지퍼를 올렸다.

그는 주서희를 범하는 동안 옷도 벗지 않았고, 주서희의 옷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바지를 풀어놓았을 뿐이었다. 게다가 윤주원을 등지고 서서 자신의 넓은 등으로 주서희의 몸을 가렸다.

그는 마치 옷을 잘 차려입은 짐승처럼, 단정한 양복 차림으로 비열하고 천박한 짓을 저질렀다. 그러면서도 다른 남자가 주서희의 몸을 보는 것을 꺼리는, 구제 불능의 변태였다.

이 짐승 같은 남자는 주서희의 흐트러진 옷을 정리해 준 뒤 그녀를 철창에서 내려놓았다. 온몸에 힘이 빠진 주서희는 그의 지지가 없어지자 철창을 따라 바닥에 주저앉았다. 울어서 부어오른 눈으로 윤주원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여전히 새장에 묶인 윤주원은 종이처럼 창백한 얼굴의 주서희를 바라보며 말라붙은 눈물 자국 위로 다시 눈물을 흘렸다...

소준섭은 잠시 주서희를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 막 새장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주서희의 쉰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소준섭 씨, 날 데리고 가요.”

이 말을 들은 소준섭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주서희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바닥에 앉아 있는 주서희를 바라보았다...

이때 주서희는 가는 손가락으로 눈가에 남은 눈물을 닦아내고 턱을 들어 키 큰 소준섭을 올려다보았다.

“당신이 나랑 한 달 동안 지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묶이지 않은 손을 내밀었다.

“나를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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