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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그 찢어질 듯한 절규에 윤주원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식은땀이 눈썹 위로 떨어져 시야를 가렸지만 그는 새장에 갇힌 채 오열하는 주서희를 볼 수 있었다. 주서희는 필사적으로 수갑을 벗으려 했지만 벗겨지지 않았다. 그 무력한 모습에 윤주원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서희 씨, 괜찮아요. 걱정 마요...”

그토록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녀를 위로하는 윤주원의 모습에 주서희는 더욱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미친 듯이 수갑을 잡아당겼고 손목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 쇠로 된 족쇄를 벗을 수 없었다.

소준섭은 이 애틋한 광경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정말 서로를 사랑하는구나...”

주서희가 윤주원을 위해 저렇게 울고 있었다. 오직 극한의 사랑만이 저럴 수 있겠지?

소준섭은 칼을 던져버리고 천천히 주서희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주서희,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기분이 어때?”

그와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지 않나?

눈이 충혈된 주서희는 윤주원의 피 흘리는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서 생기가 사라지고 절망만이 남았다.

주서희가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모습에 소준섭의 분노가 다시 치솟았다. 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주서희의 얼굴을 거칠게 잡아챘다.

하지만 그렇게 얼굴을 들어 올려도 주서희는 여전히 그를 보지 않았다. 생기 없는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채 그를 보는 듯 마는 듯했다. 분명 윤주원이 다쳤기 때문에 정신을 잃은 것이다.

소준섭은 주서희가 윤주원을 그토록 사랑한다는 사실에 질투심이 끓어올랐다. 화가 난 그는 주서희를 거칠게 밀쳐냈고 너무 세게 밀어 주서희의 뒤통수가 철창에 ‘쾅' 하고 부딪혔다.

소준섭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그녀를 살피려 했지만 윤주원의 목소리가 그보다 빨랐다.

“서희 씨, 괜찮아요?!”

그 다급한 목소리를 듣자 소준섭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머리를 부딪쳐 약간 어지러워진 주서희가 고개를 저으려는 순간, 윤주원이 소준섭을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 강간범! 서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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