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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소준섭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쾌속정 위의 주서희는 자동 운전 버튼을 누른 뒤 바닥에 주저앉았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뒤돌아볼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손목의 힘줄이 끊어진 윤주원은 고통을 참으며 그녀의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서희 씨, 두려워하지 마요. 우리가 안전해지면 사람을 보내 소준섭을 구하게 할게요...”

그는 알 수 있었다. 주서희는 본래 총을 쏘고 싶지 않았지만 소준섭이 너무 심했기에 그녀를 이 지경까지 몰아붙인 것이라고.

소준섭이 윤주원 앞에서 자신을 강제로 했던 일을 떠올리자 주서희는 자신이 더럽다고 느껴 서둘러 일어나 쾌속정 안쪽으로 걸어갔다.

“위에 약이 있어? 칼은? 붕대는?”

힘줄 접합은 빨리 해야 했다.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 의료 도구들을 찾아 빨리 윤주원을 치료해야 했다.

시간을 지체하면 윤주원의 양손이 정말로 못 쓰게 될 것이다.

그녀는 초조하게 배 위의 물건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친 듯이 도구를 찾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녀 자신도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윤주원의 눈은 그 당황한 뒷모습에 고정되어 있다가 한참을 바라본 후 문득 물었다.

“서희 씨, 혹시 아직도 소준섭을 사랑하나요?”

소준섭 때문에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걸까?

어지럽게 물건을 뒤지던 주서희는 갑자기 멈췄다. 거의 망설임 없이 윤주원의 말을 부정했다.

“난 이미 오래전에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게 됐어.”

그 말을 한 후, 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구석에 놓인 의료 상자를 발견했다. 쾌속정에 항상 비치되어 있던 약품이었다.

그녀는 유용한 지혈제와 붕대를 꺼내 윤주원에게 달려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지혈을 해주었고 떨리던 손이 점차 안정되어 갔다...

“육지에 도착하면 먼저 병원에 가.”

윤주원이 고개를 들어 주서희를 바라보았다.

“그럼 소준섭은...”

주서희의 얼굴이 다시 창백해졌다.

“의술이 뛰어나니까 괜찮을 거야.”

어릴 때부터 의학 천재로 불렸던 소준섭의 의술은 이미 그녀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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