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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주서희의 옷을 닦던 손이 멈췄다.

“아직 섬에 있어요.”

대답을 마친 주서희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었다. 소준섭에게 총을 쏘았다고 이승하에게 말하려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가 목에 걸린 듯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이승하는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수술실 밖에 서 있다가 잠시 후 차갑게 경호원에게 지시했다.

“섬으로 가서 데려와.”

주서희는 이 말을 듣고 긴장했던 몸이 점차 풀어졌다. 소준섭을 데려오면 경찰에 넘기든 어떻게 하든 먼저 그를 치료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는 무사할 것이며 자신도 그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서희 씨!”

서유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이승하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돌아섰다. 이연석이 서유와 정가혜를 데리고 이쪽으로 빠르게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세 사람을 보자 그의 눈썹이 점점 찌푸려졌다. 서유는 주서희가 납치된 이후로 계속 눈을 붙이지 못하고 다른 나라까지 먼 길을 따라왔고 이제 또 파미란으로 오려고 했다.

서유의 건강이 좋지 않아 이승하는 그녀가 지칠까 봐 걱정되어 그녀가 정가혜와 만날 때 혼자 파미란으로 출발했다. 떠나기 전 이연석에게 두 여자를 잘 돌보라고 당부했는데 뜻밖에도 그가 그들을 데리고 왔다니?

이승하가 차갑게 이연석을 훑어보자 그 차가운 시선을 받은 이연석은 소름이 돋았지만 맑은 눈에는 억울하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가 원래 여자들 말을 잘 듣는 성격인 데다, 친구가 걱정되어 따라온 것뿐인데 뭐가 그리 잘못됐다고 둘째 형이 그렇게 엄하게 구는 걸까?

이연석은 속으로 둘째 형을 비난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부하는 미소를 지으며 이승하에게 다가갔다.

“형, 어때? 그 개자식 소준섭 잡았어?”

이승하는 그를 무시하고 이미 주서희 앞으로 달려간 서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서유를 데리고 오는 동안 무슨 일이라도 있었다면 네 목숨으로 대가를 치렀을 거야.”

이연석은 속으로 그를 흘겨보며 생각했다.

“지금은 세상이 평화로운데 무슨 일이 있겠어. 게다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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