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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소준섭에게 주서희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을 때 세상은 온통 어둠뿐이었다.

차라리 그녀 손에 의해 감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두 사람의 감정을 끝내는 것이 낫다. 그래야 자신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그녀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떻게 끝내겠다는 건데요?”

주서희는 고개를 들어 차갑게 소준섭을 응시했다. 끝낼 수만 있다면야 좋겠지만 소준섭은 쉽게 그녀를 놓아줄 리 없었고 끝내기 전에 그녀를 괴롭힐 것이 분명했다.

소준섭은 발을 내디디며 새장으로 천천히 다가갔고 그의 큰 몸이 쭈그려 앉을 때는 마치 조련사처럼 그림자를 드리워 주서희를 무겁고 억압되게 만들었다.

한 사람은 앉아 있고 한 사람은 쭈그리고 앉아 있었으며 두 깊은 눈빛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셀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정과 애정이 주서희의 분노 어린 표정 속에서 하나도 가치 없어 보였다.

소준섭은 긴 속눈썹을 내리깔고 오랜 고민 끝에 담담히 입을 열었다.

“예전처럼 나와 한 달만 같이 지내줘. 끝나면 널 보내줄게.”

보내준다고? 주서희가 감옥에 보낼 소준섭인데 그녀가 그를 믿을 리가 없었다.

“나를 여기까지 데려오려고 그렇게 애썼으면서 어떻게 날 보내줄 리가 있겠어요?”

소준섭 같은 사람이라면 그녀를 이 황량한 섬에 영원히 가두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하지만 주서희를 잃은 소준섭은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꿈속에서도 약을 삼켜야만 덜 비참할 정도로 너무 지쳤다.

그는 아무런 호언장담도 하지 않고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주서희의 손바닥에 놓아주었다.

“한 달 후에 내가 너를 보내주지 않으면 이 총으로 날 쏴도 돼.”

총을 손에 쥔 주서희는 몇 초 동안 총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총을 들어 소준섭의 이마를 겨누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빈총이었다. 안에는 총알이 없었다. 소준섭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넌 정말로 내가 죽기를 바라는구나.”

그의 깊고 음산한 눈빛에서 드러난 실망감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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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3skl
이번 회차 사이코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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