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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TV나 뉴스에서 그를 거의 매일 본다.

“그냥 할아버지라고 불러.”

강하리는 낮게 불렀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심금천은 멍하니 강하리를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앞으로 집에 자주 놀러 와.”

강하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심문석은 이어서 둘째, 셋째에게도 그녀를 소개했다.

셋째를 소개할 때 석미란은 눈을 흘길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막 뭐라 하려던 찰나 구승훈의 눈길이 이쪽으로 향했고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구승훈을 보면 얼굴에 아픔이 느껴졌다.

구승훈만 있는 게 아니라 큰집 식구들과 어르신까지 있었고 대체 저 계집이 무슨 약이라도 먹였는지 하나 같이 자기 딸보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저 계집한테 더 잘해주었다.

석미란은 남몰래 몇 마디를 중얼거리며 옆으로 걸어갔다.

심문석이 강하리를 데리고 일일이 소개를 마친 뒤 백아영이 그녀를 곁으로 끌어당겼다.

“태형 씨 말로는 일 다 넘겼다면서?”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마음 편히 해외 파견을 기다리고 싶어요.”

백아영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문연진과 함께 밖에서 들어오는 문원진을 보았다.

멈칫하던 강하리의 안색이 굳어지자 백아영의 두 눈이 번뜩였다.

“여기 있기 싫으면 승훈이랑 나가서 둘러봐. 여긴 별로 볼 것도 없고 노인네들만 많으니까.”

강하리는 문씨 일가와 마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바로 답했다.

헐렁한 니트를 입었어도 문연진의 눈을 완벽히 속일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지난번 유산을 경험한 뒤 눈앞에 겨눈 총보다 뒤에 숨어 쏜 화살이 더 무섭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 터라 지금은 문연진을 피하고만 싶었다.

“백 장관님 감사합니다.”

백아영이 웃으며 말했다.

“가 봐.”

강하리가 구승훈과 함께 자리를 뜨려는 찰나 때마침 문씨 일가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문연진은 강하리가 입고 있던 헐렁한 니트와는 대조적으로 유난히 화려해 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강하리를 바라보았다.

“강하리 씨,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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