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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문원진의 말이 끝나자 구승훈은 비웃었다.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그 문제는 내부 부서와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한 건데 하리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겁니까?”

문원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승훈아, 무슨 일이 있어도 연진이는 여전히 네 약혼녀야!”

구승훈의 얼굴은 싸늘한 서리로 뒤덮인 듯 차가웠다.

“전 평생 딱 한 명의 여자한테만 프러포즈했고 그게 하리입니다. 어르신께서 계속 그러시면 창피를 당하는 건 그쪽일 텐데요.”

“구승훈, 너...”

“그만해!”

보다 못한 심문석이 소리를 질렀다.

“우리 심씨 가문을 뭐로 보는 거야? 여기 있기 싫으면 당장 꺼져!”

문원진은 구승훈을 힐끗 쳐다보다가 시선을 거두고 능글맞게 다가와서 준비한 선물을 심문석에게 건넸다.

“어르신, 그래도 연진이 크는 걸 옆에서 지켜보셨잖아요. 지난번 일은 잘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애 앞길 망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심문석이 콧방귀를 뀌었고 그가 말하기도 전에 백아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자기가 선택한 길이고 본인이 자초한 일 아닌가요. 문원진 씨, 얘 앞길이 어떻게 되든 그건 본인이 결정할 일이지 다른 사람에게 책임 전가하지 마세요. 남들도 사람 앞길 망칠 만큼 큰 책임을 짊어질 리가 없고요.”

문원진은 말문이 막혔다.

“백아영 씨, 그래도 우린 어렸을 때부터 봐 온 사이고 연진이는 친손녀 같은 애인데 이런 일로...”

“내 손녀가 그런 짓을 했다면 외교부나 징계위원회에서 나서기 전에 내 손으로 외교부에서 쫓아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은 남아 있을 자격이 없어요.”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하며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 백아영 앞에서 문원진은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일그러진 얼굴로 가지도 못하고 자리에 서 있었다.

문연진은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

“백 장관님, 저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그럼 강하리는요?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데 외교부에 남아있을 자격이 있나요?”

“무슨 일?”

구승훈이 비웃으며 물었다.

“당연히 돈 많은 사람에게 스폰받은 것 말이에요. 승훈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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