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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문연진은 한동안 잔뜩 심통이 나 있었다.

심문석 생일 잔치에서 했던 말로 연미숙이 움직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인내심이 많은 여자인 줄 몰랐고 지금까지 그녀는 강하리를 찾아가지도 않았다.

게다가 강하리가 갑자기 외교부 일을 그만두었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강하리가 얼마나 책임감 있게 일을 처리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제 박근형의 일을 맡았으니 더 열심히 할 텐데 하필 이때 일을 그만두다니.

부서 사람들을 통해 알아봤지만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한창 짜증이 나 있던 찰나 석미란의 전화가 걸려 왔다.

“문연진 씨, 흥미로운 일이 있는데요.”

문연진은 웃으며 조롱하는 어투로 말했다.

똑같이 심씨 가문 사람이지만 첫째네와 너무도 다르다는 걸 누가 모르겠나.

“사모님께서는 저를 잘 아시는 모양이군요.”

석미란이 웃었다.

“당연하죠.”

문연진은 짜증스러운 기색이 가득했지만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사모님, 하실 말씀 있으시면 그냥 하세요.”

석미란도 빙 돌려 얘기하지 않았다.

“강하리 임신한 거 아직 모르죠”

문연진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뭐라고요?”

“강하리가 임신했다고요.”

“진짜요?”

“물론이죠, 나 지금 한미병원 산부인과에 있어요.”

문연진의 표정이 극도로 일그러지며 너무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옆으로 내리쳤다.

때마침 문을 열고 들어온 문원진이 이 광경을 목격했다.

“또 왜 성질을 부려!”

문연진은 너무 화가 나서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할아버지, 강하리가 진짜 임신했대요. 그년이 진짜 승훈 오빠 애를 임신했다고요!”

문원진의 표정도 굳어졌다.

“누가 그래?”

“심씨 가문 셋째 사모님이 방금 전화해서 알려줬어요. 내가 전에 임신했다고 했을 때 다 안 믿었잖아요. 이제 어떡해요, 애가 곧 나오게 생겼는데!”

문원진은 잔뜩 굳어진 얼굴로 한참이 지난 후에야 이렇게 말했다.

“뭐가 그리 급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잖아.”

“안 급할 수가 있어요? 승훈 오빠는 지금까지 나를 쳐다보지도 않는데 강하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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