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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형!”

구승훈이 황급히 손을 들었다.

“괜찮으니까 소란 피우지 마.”

하지만 구승재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그를 데리고 다시 검진받으러 갔다.

강하리는 방에서 구승재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잠시 멈칫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해찬은 옆에 놓인 죽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어?”

강하리는 시선을 내리며 답했다.

“선배, 저 입맛 없어요.”

주해찬은 한숨을 쉬며 죽을 건넸다.

“애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입맛 없다고 안 먹으면 안 되지.”

말하며 손연지를 돌아보았다.

“그쪽이 먹여줘요.”

손연지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와 죽을 건네받았다.

강하리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지만 한입 먹을 때마다 속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것 같았다.

주해찬은 강하리가 죽 한 그릇 먹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누워서 좀 쉬어. 너 자는 거 보고 갈게.”

강하리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그저 빨리 낫고 싶었고 그래야 아이의 복수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해찬은 옆에서 눈을 감고 있는 그녀를 지켜보면서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다가 곧 눈가가 촉촉이 젖어갔다.

손연지가 옆에서 한숨을 쉬었다.

“주해찬 씨, 이만 돌아가세요.”

주해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하리를 다시 한번 바라본 뒤 밖으로 나갔다.

병동 문을 나서자 밖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구승훈은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주해찬은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구승훈이 어떤 상태인지, 심지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강하리가 무사히 이겨내는 것만이 그의 관심사였다.

그녀가 삶의 의지를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겨우 아이로 한 줄기 희망을 붙들고 살았는데 이젠 아이도...

주해찬은 남자인 자신도 이런 일을 겪으면 이겨낼 자신이 없었을 것 같았다.

그가 문 앞에서 한참 동안 서 있는데 이윽고 손연지가 밖으로 나왔다.

손연지는 아직도 문 앞에 서 있는 주해찬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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