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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그에게서 이런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조차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강하리는 가슴이 답답했지만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시선을 내린 채 그의 눈을 피하는데 구승훈은 이미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한겨울에 맨발로 차가운 바닥을 밟고 있었다.

강하리의 시선이 그의 발을 스쳐 지나갔다.

“퇴원하는 거야?”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해찬을 바라보았다.

“선배, 가요.”

주해찬이 다가가 강하리에게 목도리를 둘러주려 했지만 놀랍게도 구승훈이 먼저 큰손으로 그녀의 목도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둘러준 뒤 장갑까지 끼워주었다.

“밖에 추워, 따뜻하게 입어.”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갔던 날에도 했던 똑같은 말에 강하리의 눈시울이 이유 없이 붉어졌다.

그녀는 구승훈의 시선을 외면했다.

“구 대표님, 이러실 필요 없어요.”

강하리는 고개를 숙인 채 옷을 추스르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구승훈이 갑자기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

“하리야, 돌아가면 몸조심해.”

강하리는 눈가에 눈물이 맺히며 가슴 한구석에 둔탁한 통증이 느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구승훈에게서 벗어나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그녀의 결연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구승훈의 두 눈엔 억눌린 아픔이 고스란히 담겼다.

“형, 그냥 얘기해. 이러다 하리 씨 정말 떠나겠어.”

구승훈은 다소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아이의 안전이 먼저야.”

“그럼 송유라 일은? 그건 왜 설명 안 해? 분명...”

구승훈은 멀어지는 강하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나와 멀어지는 게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어. 내 옆은 너무 위험하니까.”

구승재는 심장이 저리며 통증에 숨조차 쉬지 못했다.

구승훈은 담배 한 모금 빨아들이며 말했다.

“가서 퇴원 수속해.”

구승재가 경악했다.

“형, 아직 그 몸으로 퇴원 못 해!”

구승재가 피식 웃었다.

“걱정하지 마, 나 안 죽어.”

구승훈은 병원에서 나와 차에 올라탔고 그 차는 연성 휴게소에 도착했다. 구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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