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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강하리는 잠에서 깨어나니 붉어진 눈으로 침대 앞에 앉아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손연지를 발견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지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기는? 구승훈 씨는?”

이제 막 멈췄던 손연지의 눈물이 또다시 방울방울 떨어졌고 강하리는 손발이 차게 식는 것을 느꼈다.

“아기한테 문제가 생긴 거야, 아님 구승훈 씨가 잘못된 거야?”

손연지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리야, 아이... 아이...”

차마 조산해서 죽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생사가 오가는 일에 익숙한 의사인데 그런 말 하나 못 하다니.

강하리는 예고 없이 눈물이 툭 터져버렸고 그녀는 손연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손연지, 농담하지 마. 아까도 분명히 내 배를 걷어차고 있었어.”

손연지는 그녀의 손을 잡고 흐느꼈다.

강하리의 입가에 번지던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린 채 곧바로 소리 없는 눈물이 연이어 떨어졌다.

손연지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충격을 받으며 강하리의 손을 움켜잡았다.

“하리야, 울고 싶으면 울어, 소리 내서 울어, 참지 말고. 이제 막 애 낳았는데 참으면 안 돼. 차라리 소리 내 울면서 다 털어내 버려.”

하지만 강하리는 단 한 번도 소리를 내지 않았고 옆에서 지켜보던 손연지는 마음이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하리야, 이러지 마, 이러지 마! 내가 이렇게 빌게. 차라리 소리 내 울어, 제발!”

병실 문이 열리고 창백한 얼굴을 한 구승훈이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손연지는 다시 한번 눈물샘이 터지며 고개를 숙여 강하리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가 가서 먹을 것 좀 가져올게.”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구승재는 구승훈을 침대까지 데려다준 뒤 몸을 돌려 나갔다.

강하리는 슬픈 눈빛으로 구승훈을 바라봤다.

“구승훈 씨, 우리 아이 ...”

구승훈의 눈가가 젖어가며 강하리의 손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안해.”

강하리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아이가 정말 사라진 거야?”

구승훈의 눈에 감출 수 없는 슬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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