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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그러지요.”

정양철의 대답에, 이 불편한 식사 자리가 성사되었다.

일동의 표정들이 가관이었다.

강하리는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무슨 심보로 저러는 거지?

혹시 이직에 훼방 놓으려고?

송유라의 얼굴은 구겨질 대로 구겨져 있었다.

성형외과 의사선생님을 만나러 왔다가 이게 무슨 봉변인 건지.

“오빠, 우리 다른 일 땜에 온 거잖아요.”

초조하게 귀띔해 줬지만.

“승재 네가 유라랑 의사 만나러 가.”

무슨 짐짝 던지듯, 자신을 구승재에게 던져버리는 구승훈.

“갑시다, 유라 씨.”

야속하게도 구승재는 그걸 냉큼 받아들인다.

“오빠! 나랑 같이 가기로 했잖아요!”

송유라가 참다 못해 빼액 소리지르자 정주현이 피식 웃었다.

“구 대표님, 약속 까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구승훈이 서늘한 눈길로 송유라를 돌아보았다.

“전에 내가 했던 말, 잊었어?”

그토록 매정한 말을 잊을 수 있을 리가.

귀국한 이후로 매번 그녀가 필요할 때 와 준 구승훈이었지만.

사실 너무 가깝게 지내진 않았었다.

먼저 송유라에게 연락한 적이 도통 없었으니까.

더군다나 그날 그 통화 이후로는 아예 대놓고 그녀를 멀찍이 밀어내고 있다.

둘 사이에 그어진 선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었다.

그게 송유라는 원통하고 분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럼, 이따가 저 집에 데려다 주면 안 돼요?”

한발 물러서는 수밖에 없다. 지금껏 가까워진 거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난동을 피워도 눈썹 한 번 까딱이지 않을 구승훈이란 걸 잘 알기에.

구승훈은 대답 대신 강하리를 쳐다보았다.

강하리가 그 눈길을 피했다.

아니, 다투려면 둘이 조용히 다투든가. 보긴 뭘 봐.

강하리가 나몰라라 하자, 구승훈은 또 짜증이 솟구쳤다.

젠장, 역시나 거들떠보지도 않는군.

“끝나면 그때 가서 보자.”

승낙도 거절도 아닌 두루뭉술한 대답을 남기고, 구승훈이 정양철 일동과 함께 룸에 들어가 버렸다.

쾅 닫히는 문.

순간, 송유라의 얼굴에서 상심한 기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차가운 얼굴로 송유라가 까드득, 이를 갈았다.

기껏 갈라 놨더니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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