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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구승재는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우두커니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송유라.

폭발 직전의 얼굴인 구승훈.

X발, 이거 어떻게 수습해야 되냐.

아까 그들 셋을 지나치는 강하리를 슬쩍 눈여겨 봤었다.

너무나도 담담한 표정이었다.

구승훈이 송유라와 데이트를 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는.

사실 그게 정확하게 지금 강하리의 심정이었다.

강하리와 함께일 때부터 송유라를 끼고 다니던 구승훈인데.

강하리가 물러나 준 지금은 정도가 더 심해지겠지.

레스토랑이 아니라 호텔 스위트룸 앞에서 마주친다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

한편, 구승훈은 이를 꽉 악물고 있었다.

어찌나 힘을 줬던지 아랫턱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러지 않으면 분노의 불길이 뿜겨저 나와 온 몸을 뒤덮을 것만 같아서.

당장 이성을 잃고 광란에 빠져들 것 같아서.

자신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도 몰랐다.

냉정함이란 찾아볼 수 없는 지금 자신의 모습.

고작 계약으로 이어진 여자 하나 때문에.

호주머니 속으로 꽉 쥔 주먹에도 핏줄이 돋아나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아랫입술을 꽉 말아 올렸다.

참아내야 했다. 눌러야 했다.

여자 하나 때문에 미쳐 날뛰는 꼴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면.

깊게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

허파가 찢어질 듯한 고통으로 가까스로 정신줄을 붙잡았다.

그리고 후- 길게 내 뱉었다.

“오, 오빠. 내가 뭐 잘못 말한 건 아니지? 난 그냥-.”

“잘못 말했는지 아닌지는 네 스스로가 더 잘 알 텐데.”

송유라의 말을 단 칼에 잘랐다.

“아니 나는, 강 부장님이 화내실까 봐…….”

송유라가 한 마디 더 하려다가, 구승훈의 눈길과 마주치자 다시 얼어붙었다.

그건 성난 야수의 눈길이었다.

“화는 충분히 냈을 거니까, 앞으로 저 여자 앞에 나타나지 마.”

감정 없는 구승훈의 목소리에 송유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 알았어, 오빠.”

하지만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한 순간이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꼈으니까.

“들어가자. 의사선생님 기다리고 계셔.”

뒤도 안 돌아보고 저벅저벅 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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