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찬은 이 상황에서 이 괴물이 여전히 그렇게 무서운 공격을 가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때 그의 영력은 이미 거의 고갈되어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맹렬히 포효하고 마지막 영적 에너지를 터뜨렸고, 초합금 단검은 타오르는 영적 에너지 불꽃을 다시 일으키고 괴물을 향해 돌진했다.마지막 순간에 양예찬은 포기하거나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않고 마지막 힘을 다해 죽을 각오로 싸웠다. 그는 무조건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전혀 움찔하지 않았다.이때 안수연은 이미 충격으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심지어 그녀조차도 양예찬이 희망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그의 실력으로는 괴물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괴물이 공격하자 이민혁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손에 여러 개의 인장을 쥐고 몸에서 강력한 영압을 분출하면서 외쳤다.“후토지상!”그 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또다시 여러 개의 인장을 손에 들고 다시 외쳤다.“사상뢰옥.”이민혁은 거의 1초 만에 이 일련의 기술을 완성했고, 동시에 양예찬과 괴물 사이의 땅바닥에서 5m 높이의 흙으로 만들어진 거인이 솟아올랐다.이 흙으로 만들어진 거인의 몸에서 황토색의 영적 에너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괴물의 공격도 마침 거인의 몸을 베었다.큰 폭발음과 함께 거인은 산산조각이 나 땅에 흩어졌지만, 괴물의 공격도 완전히 저항했다.그리고 거인 뒤에 있던 양예찬은 거인에 의해 온전히 보호 받았기 때문에 무사했다.양예찬이 얼어붙어 있을 때 괴물 위에서 농구공 크기의 천둥구 네 개가 나타났고, 네 개의 천둥구가 나타나 서로 얽힌 천둥 사슬을 내보내 괴물을 묶어 죽게 만들었다.천둥 사슬에 묶인 괴물은 고통스러운 포효를 내뱉으며 계속 몸부림쳤다. 하지만 사상뢰옥의 힘은 괴물의 힘을 넘어섰고, 괴물은 끝내 풀려나지 못했다.이 장면을 본 양예찬은 큰 충격을 받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안수연은 더욱 놀라 사상뢰옥의 무시무시한 힘을 보고 자기 눈을 믿
이민혁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놈은 자기 생명력을 희생하는 것과 비슷한 형식을 통해 강력한 영적 에너지와 체력을 얻을 수 있어 전투력이 뛰어나요. 이건 일부 악귀의 특징과 매우 일치합니다.”안수연은 자신의 지식과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이야기라 대꾸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양예찬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양예찬의 전문 분야일 것이다.그러나 이때 양예찬은 잠시 휘청거리다가 곧바로 쓰러졌다.안수연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왜 그래요?”“괜찮아요. 영력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기력이 부족해져서 그래요. 왼팔이 망가졌으니 빨리 치료해야 해요.”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렸다.안수연은 서둘러 전화를 꺼내 헬리콥터를 불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헬리콥터가 소리를 내며 도착했고, 이민혁은 양예찬을 헬리콥터에 태웠다. 병골의 시신도 같이 옮겨졌고, 여러 사람이 헬리콥터에 타고 떠났다.그 후 양예찬과 병골의 시신은 특수부대에 안치되었고, 이민혁은 해호도로 돌아갔다. 해호도로 돌아온 후 그는 특수 부대를 떠나게 했다.그는 여전히 명상하고 있는 서원을 바라보며 남지유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며칠 동안 해호도에 머물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그렇게 한 후 그는 소파에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이틀 후, 서원은 마침내 다시 한번 눈을 떴다.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이민혁에게 달려가 신나게 말했다.“형님, 저 성공했어요. 이제 기운을 통해 명상할 수 있어요.”“잘했어. 축하해, 서원.”이민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때 서원은 눈이 반짝이며 정신이 맑았다. 그러나 그는 음란하게 이민혁에게 다가와 말했다.“형, 이제 형이 내 사부님인데 호칭을 바꿔야 하지 않겠어요?”“그럴 필요 없어. 절대 그러지 마.”이민혁은 서둘러 거절했다. 그는 지금 제자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고, 이런 종류의 귀찮은 문제는 엮이지 않는 게 좋았다.주씨 어르신이 아니었다면 그는 서원도 가르치고 싶지 않았다. 제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간단
서영광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천천히 말했다.“내가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우리 서씨 가문은 천 년의 역사를 지녔는데, 천 년 전부터 우리 가문에 수행자가 있었어.”“네, 그렇게 말씀하셨죠.”“우리 서씨 가문의 역사는 아주 오래됐어. 조상들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우리 서씨 가문은 고대에 가문 자체가 수행자 세가였으며 전성기에는 종파를 개설하고 제자를 모았었어.”“그런 일이 있었어요?”서원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 매우 놀란 표정이었다.서영광은 그를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하지만 결국 나라가 몇 번 전복되고 다시 서면서 우리 서씨 가문의 수행자들은 모두 죽어버렸고, 나에게 전수되었을 때는 수행법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 기회는커녕 수행할 재능도 없었어.”“그런데도 아버지는 지금 이 자리에 올랐는데, 그것도 꽤 괜찮은 거 아닙니까?”서원이 말했다.서영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내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건 우리 집안이 번영했을 때 막대한 부를 축적했기 때문이야. 네 할아버지가 그 돈으로 현 정부에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어.”“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요?”서원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직도 모르겠어?”서영광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수행자였던 우리 조상들 덕분에 막대한 재산을 소유할 수 있었고, 비록 여러 가지 이유로 전쟁에서 모두 죽었지만, 이 재산을 바탕으로 우리 서씨 가문이 혼란한 세상 속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자본으로 지금의 내 지위를 이룰 수 있었어.”“아버지 말씀은 수행자가 근본이라는 말씀인가요?”서원이 말했다.서영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세상의 정점에 올라 후대에 무수한 가능성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수행자야. 내가 있는 지금, 이 위치는 서씨 가문의 한계라고 할 수 있어. 나중에 나도 죽을 거고, 네가 내 위치에 도달하는 건 어려워. 수행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 서씨 가문은
“생각할 것도 없어요. 저는 이 결혼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남지유는 단호하게 말했다.이민혁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지유 씨가 결정을 내렸으니 나도 같이 갈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그 누구도 지유 씨에게 뭔가를 강요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 그게 지유 씨의 아버지라도 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의 뺨에 격렬하게 뽀뽀한 뒤 문 쪽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당신이 나를 도와줄 줄 알았어요.”사라지는 남지유의 모습을 본 이민혁은 얼어붙은 채 얼굴을 닦으며 소리쳤다.“젠장, 날 도발하다니, 내가 지유 씨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이때 전화벨이 울렸고, 이민혁은 흥 하더니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이민혁 씨?”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민혁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누구세요?” “서영광입니다.”“아, 서 책임관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나요?”“상경에서 민혁 씨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이 왔는데, 한 번 만나줄 수 있겠어요?”“상경에서요?”“네, 초방위국 국장님이 직접 오셨습니다.”이민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어디에서 만나면 되죠?”“장소는 민혁 씨가 정해요.”“그럼 해호도에서 보죠. 낮 12시, 1번 방에서요.”“알겠어요.”이민혁은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소파에 앉아 있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는 중얼거렸다. “올 게 왔구나.”그렇게 말한 후 그는 벌떡 일어나 차를 몰고 해호도로 갔다.해호도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곳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이곳이 그의 개인 소유가 된 이후로 더 이상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호수에 놀러 오는 사람이 있어도 그 수가 많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사방에서 어렴풋이 건장한 청년들이 보였다. 그들은 사복을 입고 있었지만 키나 걷는 자세, 그리고 무심코 드러나는 사소한 부분들에서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민혁은 미소를 지으며 낭교로 와서 이곳의 일상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팀장 진유성과 이야기를 나누고 약간의 설명을 한 다음 바로
이민혁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얼굴에 둥근 중절모를 쓰고 연회색 운동복을 입은 노인이 조약돌 크기의 붉은 보석이 박힌 검은 지팡이에 기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이민혁이 받은 그 노인의 첫인상으로는 말년의 나이 같지만 매우 위엄 있고 부유해 보였다.노인은 이민혁을 향해 걸어오며 살짝 미소를 지었고, 그 얼굴의 주름은 오렌지 껍질처럼 찡그려져 있었다.“인사드리지.”노인은 백진아의 도움을 받아 이민혁 옆에 앉고 말했다. “내 이름은 고상도라네.” 이민혁은 차 한 잔을 가져와 고상도에게 건네며 고개를 끄덕였다.“국장님, 차 한 잔 드시죠.”“국장님이라니?”고상도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그냥 곧 죽을 노인일 뿐이라네.”이민혁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상도를 훑어보았다.고상도는 담담하게 말했다.“관찰할 필요 없어. 난 초 방위국의 수장으로서 어느 정도 영적 에너지가 있다네.”이민혁은 묵묵부답하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양예찬에게 들었는데, 자네가 무술 실력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토계와 천둥계의 두 가지 영적 에너지에도 능통한 흔치 않은 영적 에너지 수행자라고 하더군.”고상도는 말을 마치고 차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이민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우연찮게 공부를 좀 했습니다.”고상도는 웃으며 말했다.“사람은 나이가 많으면 특히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네.” “말씀하세요.”“자네가 초 방위국에 들어왔으면 좋겠어.”“왜죠?”“자네는 매우 강력한 실력을 지닌 수행자이고, 국가가 당신 같은 사람을 내버려두는 건 불가능하니까 말일세.”이민혁은 고상도와 백진아를 흘끗 쳐다보았다.고상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자네가 아무리 수행자라 할지라도 현대 기술로 만든 무기와 싸운다면 그 어떤 탄소 기반 생물도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알겠지. 게다가 나라에는 수행자를 상대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 특수 무기가 있다네.”이민혁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천천히 말했다.“저는
이민혁의 반듯한 미간이 순식간에 찌푸려져 천(川)자 모양으로 굳어지며 두 눈에는 광채가 감돌았다.고성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나하고는 상관없어요. 누구든 이 자리에 있으면 다 그럴 거예요. 국가 안전 문제니까 당신도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이민혁은 천천히 소파에 기댄 채 잠자코 있었다.고성도는 이어서 말했다.“초 방위국에 가입하는 게 나쁠 게 뭐가 있나요? 우리의 권력은 아주 커요. 월급도 적지 않고요. 잘만 활용한다면 당신 KP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거면 된 거 아니에요?”이민혁은 당황한 듯 고성도를 쳐다보았다.이 녀석은 그의 모든 비밀을 거의 알고 있으며 심지어 공권력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도 된다고 권장하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성도는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보지 마요. 우리한텐 별일 아니에요. 다들 살아야지, 비록 월급이 괜찮다고 하지만 좀 더 편안하게 살려면 부업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저도 상경에 업소가 몇 군데 있는데 정말 괜찮아요. 당신이 오면 제대로 대접하죠.”이민혁은 할 말을 잃었다. 이 녀석 왜 이렇게 믿음이 안 가지?고성도가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우리는 지금 혁신 중입니다. 각 지역에 지부를 설립하려고 해요. 당신이 합류하면 서북 지부의 리더를 맡게 될 겁니다. 당신은 여기에 머물러도 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당신에게 임무가 주어지지 않는 한 말이죠.”“신입이 리더가 되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리더는 어떤 직책인가요?”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고성도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의 실력은 초 방위국에서도 최고입니다. 리더가 되는 것은 아무 문제 없어요. 리더는 관리하는 사람이잖아요. 그저 호칭일 뿐이에요. 맨 처음 고집불통인 어르신들이 그렇게 지정한 후 그대로 계속 이어졌죠.”이민혁은 한참 고민하다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렇게 말하면 안 될 것도 없지요. 하지만 제 책임과 권한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백진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필요한 경우 연락 요청을 할 수 있어요. 연락 요원이 신청서를 접수하면 전문팀이 상황을 평가하고 포화 지원 제공 여부를 결정할 거예요”“신청이 내려오려면 밥이 다 식어 버리겠네요.”전투 현장은 순식간에 변하는데 언제 신청, 평가의 절차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백진아가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일선 전투원은 비록 18명뿐이지만 1만 8천여 명의 후방 지원 부대가 있습니다. 전체 평가 과정은 1분을 초과하지 않을 겁니다.” “x발.”이민혁은 자기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고작 18명의 인원에 1만여 명의 후방 지원 부대를 배치하다니 역시 초 방위국은 참 대단하다.“그런데 이 포화 지원은 어떤 유형인가요?”이민혁이 자기도 모르게 질문했고 백진아가 천천히 대답했다.“핵무기를 제외한 어떤 전술 미사일과 최첨단 전투기를 포함합니다.”“대박이네요.”이민혁은 이렇게 형용할 수밖에 없었다.핵무기는 나라의 근본이니 당연히 함부로 사용할 수 없겠지만 경성의 모든 일반 또는 비정규 미사일은 국제 일류 수준으로 위력 또한 얕볼 수 없었다.이런 권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초 방위국 사람은 한 작은 나라와 전쟁을 벌일 자격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마지막으로 백진아는 증명서 한 장을 꺼내 이민혁에게 건넸다.“이건 당신의 증명서입니다.”이민혁이 증명서를 받아보니초자연현상 연구 방위국, 서북 5개 행정구역 리더, 이민혁증서에는 이미 사진도 붙어있었고 국가 최고 권력 기관의 스탬프가 찍혀 있었다.이민혁은 증명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말했다.“증명서는 미리 만들어 놓고 애초에 저와 상의할 계획도 없었군요.”“지금 상의한 게 아닌가요.”고상도 웃으며 말했다.“상의가 안 됐다면 이런 물건도 내놓지 않았겠죠.”이민혁은 한 방 먹은 것 같았다. 상의가 잘 안됐으면 그냥 억지로 밀고 나가겠다는 말이 아닌가? 그러나 그는 어떤 표현도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아직 나라에 대항할 자본이
그가 말을 마치자, 백진아는 그를 부축하여 방 밖으로 나갔다.“아, 제게 부하들도 있나요?”하지만 그의 말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이민혁은 사라져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방금 전까지 자신의 정신력으로 탐색한 백진아의 몸속에는 절대 고수인 자신보다 약하지 않은 강력한 영적 에너지가 들어 있었다.그러나 고상도의 몸 안에서는 평범한 사람과 똑같이 영적 에너지의 변동을 느낄 수 없었다.그러나 이 위치에 앉기까지 그는 어떻게 평범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는 자신이 영적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민혁은 몇 번이나 노인의 의식에 잠입해 그의 영혼에서 정보를 얻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마침내 참았다. 이 노인은 마치 심연의 바다 같아서, 잘못하면 크게 망신을 당하거나 심지어 잡힌다면 큰일 날 것이다.이민혁은 갑자기 흥 하고 소리를 내더니, 전용 전화를 집어 들고 한참을 망설였다.“당신들은 내 비밀을 다 알고 있다고 했는데, 설마 내가 용신의 제단을 가지고 있는 건 모르겠지?”이민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전용 전화기의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한 다음 연락처를 열었다.연락처에 고작 두 명뿐이었는데, 한 명은 전속 연락관인 도수정이고 다른 한 명은 국장의 비서인 백진아였다.도수정이라는 이름은 매우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민혁은 백진아라는 이름을 보고 음란한 웃음을 터뜨렸다.학창 시절에 읽었던 한 책의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그 책을 돌려보았고 인기가 어마어마했다.이때 이민혁은 양예찬을 다시 떠올렸다.이 사람도 매우 흉악한 존재이지만 약간 고집불통이라 어울리기 힘든 느낌이었다.이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도수정의 이름을 클릭하고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달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안녕하세요, 이민혁 리더님, 저는 당신의 전담 연락관인 도수정입니다.”그 목소리는 매우 친절하게 들렸지만, 이민혁은 상대가 사실 알고 보니 아저씨 아닌지 의심했다. 인터넷 영상에서 보면 그런 현상이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