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서준은 서유라의 손을 바라보며 점점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그럼 딱 한 달이야. 남설아, 쓸데없는 수작 부리지 마. 네가 다른 속셈이라도 품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남설아는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좋아요. 당신이 나은이랑 함께 있어 주기만 한다면, 전 뭐든지 협조할게요. 아버지로서, 최소한 생일 선물은 챙겨야 하지 않나요?”배나은은 남설아의 품에 안겨 있었고 차는 천천히 배 씨 저택을 향해 달렸다.“엄마, 아빠 정말 오는 거예요...?”배나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에 비친 간절함은 숨길 수 없었다.남설아는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당연하지.”배나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럼 엄마, 아빠한테 제가 아픈 거 말하지 마요. 아빠가 속상해할까 봐요.”그 말을 들은 순간 남설아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가슴이 미어졌다. 그녀는 조용히 아이의 잔머리를 쓰다듬었다.“알았어. 엄마가 약속할게.”배나은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남설아는 이해했다는 듯 손가락을 걸었다.“엄마가 우리 나은이랑 손가락을 걸고 약속할게.”배나은은 해맑게 웃었지만, 남설아의 시야는 점차 흐릿해졌다.그녀의 아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녀와 혈연으로 이어진 소중한 존재가 곧 떠날 것이다.아이가 떠나기 전에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었다.배 씨 저택에 도착하자, 집사는 두 사람의 짐을 받았다.“대표님은 안에 계시는가요?”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안에 계십니다.”그 말을 듣고 남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혼 후, 배서준이 이 집에 머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나은이가 아빠를 본 건, 대부분 TV 화면 속에서였다.남설아는 배나은의 손을 잡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멀리 소파에 앉아 있는 배서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배나은의 눈빛이 반짝였다. 남설아는 살며시 아이의 손을 놓으며 어깨를 두드렸다.“얼른 아빠한테 가.”배나은은 조심스럽게 아빠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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