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서준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순간, 서유라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가슴이 조여드는 긴장감이 들었다.‘혹시 서준이가 뭔가 눈치챘나?’“서준아... 왜 아무 말도 안 해?”서유라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유라야, 너 선을 넘었어.”배서준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단, 말의 내용만 빼고 말이다.그 한마디가 서유라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목이 메인 채 그녀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알아, 다 내 잘못이야. 하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난 그저 널 도우려고 했을 뿐이야. 그리고... 설아 씨는...”“우리 일은 내가 알아서 해.”이번에는 가식적인 다정함조차 없었고 남은 것은 단 하나, 경고뿐이었다.그리고 그것은 마지막 경고였다.배서준은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서유라는 그에게 조금은 특별한 존재였을지 몰라도 그 기준에서 벗어날 만큼은 아니었다.이제야 서유라는 알았다.자신이 배서준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착각이었는지를.결국 그는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철저하게 깨달아버린 그 사실이 서유라를 절망하게 만들었다.“그래, 알겠어.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야.”그녀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뚝뚝, 눈물이 손등 위로 떨어졌다.붉게 물든 콧날, 새빨개진 눈가, 누가 봐도 안쓰러울 만큼 애처로운 모습이었다.하지만 서유라는 스스로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고 배서준이 어떤 모습에 약한지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이 눈물조차도 서유라에게 있어서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무기였다.역시나 배서준의 태도는 이내 부드러워졌다.“됐어. 푹 쉬어. 회사에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 저녁에 다시 올게.”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레 서유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러고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그가 병실을 나서는 순간, 서유라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쾅!옆에 있던 물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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