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아의 눈물이 끝내 떨어지고 말았다. 평생의 눈물은 오직 배나은을 위해 흘릴 줄만 알았는데 지금 이렇게 배서준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는 오랜 세월을 사랑해온 사람이었고 온 마음을 다해 헌신해온 사람이었으며 심지어는 모든 걸 참고 견뎌줄 수도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설마 이런 사람이 사람답지도 못한 인간일 줄은 정말 몰랐다.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온통 손익 계산뿐, 자연의 법칙이라며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었다.마치 배나은이 사람이 아니라 한 마리 개처럼, 아니, 그보다도 못한 존재인 것처럼, 없어져도 그만인 한낱 풀잎에 불과한 것처럼 여기고 있었다.그 마음속엔 단 한 번도 딸을 품은 적이 없었다. 배나은이란 존재는 배서준의 인생에서 단 한 줄의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당신이 날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다는 건 알아요. 날 미워해도 좋아요. 하지만 나은이는, 그 아이는 아무 잘못도 없었어요!”“서준 씨, 내가 이 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게 뭔지 알아요? 당신과 함께 나은이를 낳은 것, 그리고 당신이 나은이의 친아빠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는 거예요!”남설아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눈가는 부어오를 대로 부어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아귀처럼 일그러져 있었다.남설아는 그동안 수년간 배서준 앞에서만큼은 늘 감정을 억제해온 사람, 한 번도 이렇게 미친 듯이 소리친 적 없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지금의 표정은 너무나 처절했고 그 광기 어린 모습에 배서준은 혐오를 드러냈다.“배씨 가문 사모님으로서 언제든 침착함을 유지해야 하는 게 마땅해.”“딸은 죽었고 우리 아버지는 반신불수가 됐어. 이걸로 서로 비긴 거야. 그러니까 너는 나랑 돌아가. 넌 여전히 배씨 가문 사모님이야.”배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 다음 수순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 지금 남설아가 붙들고 있는 이 감정들은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었다.중요하지 않은 아이 하나, 죽으면 그만이라는 식이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남설아는 완전히 깨달았다.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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