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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굿바이 쓰레기: Kabanata 61 - Kabanata 70

218 Kabanata

제61화

남설아의 눈물이 끝내 떨어지고 말았다. 평생의 눈물은 오직 배나은을 위해 흘릴 줄만 알았는데 지금 이렇게 배서준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는 오랜 세월을 사랑해온 사람이었고 온 마음을 다해 헌신해온 사람이었으며 심지어는 모든 걸 참고 견뎌줄 수도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설마 이런 사람이 사람답지도 못한 인간일 줄은 정말 몰랐다.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온통 손익 계산뿐, 자연의 법칙이라며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었다.마치 배나은이 사람이 아니라 한 마리 개처럼, 아니, 그보다도 못한 존재인 것처럼, 없어져도 그만인 한낱 풀잎에 불과한 것처럼 여기고 있었다.그 마음속엔 단 한 번도 딸을 품은 적이 없었다. 배나은이란 존재는 배서준의 인생에서 단 한 줄의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당신이 날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다는 건 알아요. 날 미워해도 좋아요. 하지만 나은이는, 그 아이는 아무 잘못도 없었어요!”“서준 씨, 내가 이 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게 뭔지 알아요? 당신과 함께 나은이를 낳은 것, 그리고 당신이 나은이의 친아빠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는 거예요!”남설아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눈가는 부어오를 대로 부어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아귀처럼 일그러져 있었다.남설아는 그동안 수년간 배서준 앞에서만큼은 늘 감정을 억제해온 사람, 한 번도 이렇게 미친 듯이 소리친 적 없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지금의 표정은 너무나 처절했고 그 광기 어린 모습에 배서준은 혐오를 드러냈다.“배씨 가문 사모님으로서 언제든 침착함을 유지해야 하는 게 마땅해.”“딸은 죽었고 우리 아버지는 반신불수가 됐어. 이걸로 서로 비긴 거야. 그러니까 너는 나랑 돌아가. 넌 여전히 배씨 가문 사모님이야.”배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 다음 수순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 지금 남설아가 붙들고 있는 이 감정들은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었다.중요하지 않은 아이 하나, 죽으면 그만이라는 식이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남설아는 완전히 깨달았다.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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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남설아가 끝까지 체면을 버린 이상, 배서준도 더는 봐줄 생각이 없었다. 회사로 돌아가자마자 그는 지시를 내렸다.“당장 남도일을 찾아와.”“대표님, 남도일은...”비서인 천기준은 난처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러나 배서준의 날카로운 눈빛에 결국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남도일은 지금 복역 중입니다.”‘감옥에 있다고?’그 말에 배서준은 다소 놀란 기색을 드러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야?”“예전에 빚이 있었는데 수표가 부도 처리되자... 남설아 씨가 빚 대신 넘겼다고 들었습니다. 그 일로 강연찬 쪽에서 손가락 하나를 잘라버리고 감옥에 보냈다고 하더군요.”천기준은 이런 건 솔직히 말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뭐라고?”배서준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왜 나는 몰랐지?”그의 날 선 질문에 천기준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할 말이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마누라가 어떤 사람인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지금 와서 직원한테 화풀이하면 뭐가 달라지나?’“나가.”배서준은 이를 악물고 손을 휘저었다.‘남도일이 분명 남설아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약점이라 생각했는데 그 끈이 이미 끊어졌다고?’강연찬은 배서준에게 있어서 진짜 재수 없는 재앙 그 자체였다.창가로 다가가 복잡한 도로를 내려다보며 배서준은 굳은 얼굴로 중얼거렸다.“남설아, 이 모든 건 네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한편 남설아 역시 미친 듯이 원고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반드시 배서준을 사회적으로 끝장낼 작정이었다.사람은 자신의 죗값을 반드시 치러야 한다. 특히 배서준 같은 자는 더욱 그래야 했다.그가 무슨 자격으로 이 모든 걸 피해갈 수 있단 말인가?그때 강연찬이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왔다.그러고는 손에 들린 배달 음식을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배서준, 반격 시작했어.”“반격?”남설아는 예상치 못한 말에 눈을 떴다.“어떤 반격?”“네가 그때 얼마나 온갖 수를 써가며 그와 결혼했는지,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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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사실 지금의 배건 그룹은 이미 껍데기만 남은 상태였다.심지어 적자도 꽤나 쌓여 있었다.그러니까 만약 정말 정면 충돌하게 된다면 남설아가 얻을 수 있는 건 고작 망가진 회사를 떠안는 것뿐이었다.하지만 이 결과는 그녀가 아무것도 모를 때에나 가능한 얘기였다.지금처럼 모든 것을 알아버린 이상, 절대 배서준 뜻대로 되게 둘 수는 없었다.“오빠, 이것 좀 흘려줘. 사람들이 내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지 아니면 이쪽에 더 관심이 많은지 한번 보자고.”남설아는 비웃듯 콧소리를 내며 옆에 있는 강연찬을 올려다봤다.강연찬은 넘겨받은 자료를 훑어보았다. 비록 핵심 자료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실체를 드러낼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이 됐다.“역시 내 후배답네. 대단해.”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설아는 어쩐지 조금 민망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걸 자기 앞에서 바로 해버리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자신을 피해자인 양 포장하려고? 그럼 더더욱 그렇게 못하게 만들어야지.’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는 새로운 폭풍이 휘몰아쳤다.처음엔 많은 네티즌들이 또 하나의 재벌가 막장극인가 하고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지만 곧 전문가들이 등장해 이상한 낌새를 감지하기 시작했다.그들은 하나둘씩 실마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이거, 회사 자산을 빼돌린 거 아닌가요?][데이터가 완벽하진 않아서 단정하긴 어렵지만 느낌이 그래요.][헐... 이게 진짜면 콩밥 먹으러 가는 거 아님?][결혼해서도 전 여자친구랑 엮인 거야 그렇다 쳐도 이건 감정이 아니라 돈 문제잖아.이건 선 넘은 거지.]점점 거세지는 여론은 곧바로 배건 그룹의 이사회에까지 닿았다.배씨 가문이 절대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다른 주주들이 없는 건 아니었다.이들은 평소엔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들고 있는 주식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그 시각, 남설아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강연찬에게 그 자금을 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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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원하는 게 분명하다면 그만큼의 대가는 감수해야 했다.아마 배서준에게 너무 깊이 상처받았기에 지금은 목적이 확실한 사람이 오히려 덜 두렵고 감정에 휘둘려 움직이는 사람이 더 두려웠는지도 몰랐다.남설아가 안도한 듯한 표정을 짓자 강연찬은 울컥한 듯 그녀의 코를 꼬집으며 툴툴댔다.“너 진짜 무심하긴 무심하다!”“아야!”남설아는 즉시 반격하며 그의 손을 탁 쳐냈다.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기에 강연찬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자리를 떴고 남설아는 그를 배웅하려고 문을 열었다.하지만 그 순간 카메라와 마이크, 질문들이 쏟아졌다.“사모님, 여기가 바람피운 장소 맞습니까?”“옆에 있는 이 남성과의 관계는요? 정말 혼인 중에 외도를 한 건가요?”기자들의 질문은 시작부터 칼날 같았다.남설아는 단박에 알아챘다. 이 기자들, 그리고 자신이 있는 이 주소까지, 전부 배서준의 작품이었다.그는 분명 지금 컴퓨터 화면 너머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내가 망신당하고 눈물 흘리며 허둥대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겠지. 언제나 그랬듯 그 사람 눈에 난 무능한 존재일 뿐이었으니까.’하지만 안타깝게도 배나은이 세상을 떠난 그 순간부터 남설아는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그녀는 흔들림 없이 기자들을 마주했고 오히려 강연찬을 은근슬쩍 보호하는 태도까지 보였다.“여러분,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 저와 배서준 씨는 이미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상태입니다.”“그리고 이분은 제 선배이자 파트너인 강연찬 씨입니다. 저희 둘이 함께 IT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필요하신 분들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제가 직접 할인도 해드립니다.”기자들이 진흙을 던지는 와중에도 남설아는 이 상황을 홍보 기회로 바꿔버렸다.“사모님,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결국 본인이 혼인 중 외도를 인정한 거 아닌가요? 그래서 이혼까지 간 거고?”“회장님이 물려준 지분도 결국 이 남자한테 다 퍼주신 거 아닙니까?”기자는 집요하게 파고들며 남설아를 수치스러움의 중심에 세우려 했다.그러나 남설아는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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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사과는 필요 없어요. 변호사한테 받을 서류나 기다리시죠.”강연찬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차갑게 내뱉고는 그대로 지나쳐 나가버렸다.남설아는 오히려 그녀를 동정하듯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기자님, 시간 되시면 강씨 가문 법무팀 수준 좀 알아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그러고는 문을 쾅 닫았다.이제 배씨 가문은 체면도 실속도 완전히 잃었다. 반격도 엉망진창으로 망해버렸다.배건 그룹, 홍보팀.“대체 일을 어떻게 한 거야!”“쓸모없는 것들 같으니라고!”평소의 냉철하고 침착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배서준의 얼굴은 시커멓게 질려 있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그대로 책상 위에 내던졌다.홍보팀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얼어붙었다.하나같이 억울한 심정이었다.누가 이런 사태를 예상했겠는가? 결정적으로 이 사단은 자기네들이 만든 것도 아니지 않은가?‘못된 짓들은 다 자기가 해놓고 왜 지금 와서 책임을 우리한테 떠넘기는 거야?’아무도 말을 하지 않자 배서준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지다가 폭발했다.“다 죽은 거야? 왜 말을 안 해?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마지막 한마디는 거의 고함이었고 홍보팀 사무실은 다시 침묵에 휩싸였다.모두 숨조차 죽인 채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지금 이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간 누구든 한 방에 잘릴 분위기였다.그때, 천기준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대표님, 이사님들이 모두 도착하셨습니다. 지금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그 사람들이 지금 왜 온 건데!”배서준은 다시금 분노했다.그들이 왜 왔겠는가?말할 것도 없이 자산 유용 건을 따지러 온 것이었다.회사 통장이 텅 비어 있지는 않은지 그걸 확인하러 온 게 분명했다.그 시각, 남설아도 회의 참석 통보를 받았다.지금 그녀는 배건 그룹의 최대 주주이기에 이사회에 참여할 자격이 있었다.거울 앞에 선 그녀는 차분하게 검정 수트를 꺼내 입고 옅은 메이크업을 했다.분위기는 냉정하고 단호했다.눈빛은 더없이 매서운 것이 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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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남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모든 비난의 화살이 나에게 향하는 게 아니야. 배서준이지.”만약 배서준이 재산을 빼돌리고 배건 그룹을 무력화하지 않았다면 이 사람들은 당연히 그의 입장에서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를 질책하려고 온 상황이었다. 그리고 남설아는 단순히 전달자이자 증인일 뿐이었다.이렇게 생각하니 남설아는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이제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서준이 궁지에 몰린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그를 처음 만난 이후 줄곧 높은 곳에 서 있던 배서준의 모습만 봐왔다. 남설아는 그런 모습을 이제 질릴 만큼 충분히 보았다.그녀가 이렇게 확신에 찬 모습을 보이자 강연찬은 만족스러워하며 미소 지었다.“그래, 이게 바로 너야. 우리 설아.”학창 시절 강연찬은 남설아를 ‘우리 설아’라고 불렀었다. 지금 다시 불러도 너무나 자연스러웠지만 정작 남설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두 손으로 안전벨트를 꼭 움켜쥔 채 그녀는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여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얼굴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곧 배건 그룹에 도착했다. 남설아는 차에서 내리기 전, 미리 준비해 둔 하이힐로 갈아신었다.그러고는 강연찬을 바라보며 살짝 웃어 보인 뒤, 바로 몸을 돌려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입구에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마자 천기준이 직접 내려왔다.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한 뒤, 함께 위층으로 향했다.“사모님...”“설아 씨라고 불러요.”남설아는 단번에 호칭을 정정했다.예전에도 밖에서는 ‘배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하물며 지금은 더더욱 그럴 필요가 없었다.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진 사이인데 왜 굳이 가식적으로 예의를 차려야 한단 말인가?“설아 씨, 지금 모든 이사진이 회의실에 모여 있습니다. 대표님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도와주지 않으면 버티기 어려울 겁니다.”“버티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남설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비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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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지금 남설아는 배건 그룹에서 배서준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였다. 따라서 이 자리는 당연히 그녀가 앉아야 할 자리였다.그러나 한 남자가 이를 가로막으며 단호하게 냉소를 내뱉었다.“네가 뭔데? 그저 집에서 빨래나 하고 애나 보는 가정주부 주제에 지분 좀 있다고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거야?”이 말은 분명 의도적으로 회의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들리도록 한 것이었다. 물론 주식 보유량도 중요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이었다.배건 그룹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배서준의 뛰어난 사업 수완 덕분이었다. 그래서 여기 있는 이사진들 역시 속으로는 그에게 더 기대고 있었다.반면 남설아는? 그들의 눈에는 단지 집에서 빨래하고 요리하며 아이나 키우는 가정주부일 뿐이었다.조용히 집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다면 모를까 경영에 간섭하려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러나 남설아는 전혀 주저하지 않았고 옆에 있던 컵을 그대로 들어 올려 그 남자의 머리에 힘껏 내리꽂았다.“이제 좀 정신이 들어요?”남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믿을 수 없었다. 그동안 순종적이고 나약하기만 했던 여자가 감히 이렇게 대놓고 폭력을 행사할 줄은 말이다.머리를 감싸 쥔 채 경악스러운 눈빛으로 그는 남설아를 바라보았다.“감히...!”“왜요? 내가 감히 못 할 것 같아요?”남설아는 반으로 깨진 컵을 단단히 쥐고 위협적으로 내밀었다.“더 맞아보고 싶으면 한 번 더 떠들어 봐요.”남자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이를 악물었지만 여기서 더 나섰다가는 정말 들것에 실려 나갈 수도 있었다.결국 억울한 표정을 숨기지도 못한 채 이를 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남설아는 전혀 개의치 않고 태연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다리를 꼬고 앉아 냉정한 시선으로 배서준을 바라보았다.“배 대표님, 이렇게 주주들을 모두 모아놓고 무슨 중요한 안건이라도 있나요?”“제가 알기로 오늘은 주주총회 일정이 아닌데요?”이 말 한마디가 배서준을 그대로 궁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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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남설아!”배서준이 갑자기 폭발하듯 소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돌진해왔다.남설아는 애초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배서준이 평소에도 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여 그녀는 주머니에 미리 숨겨두었던 전기충격기를 꺼내더니 그대로 배서준의 배에 찔러 넣었다.전류가 흐른 소리와 함께 배서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배 대표님, 여긴 회사입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지금처럼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한다면 정식으로 신고하고 법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남설아는 싸늘한 눈빛으로 배서준을 내려다보며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경고했다.이제는 감정이 아니라 철저하게 ‘공과 사’를 구분하는 태도였다.회의실 안의 사람들은 이미 배서준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고 모두들 일제히 노트북을 열고 메일함을 확인하며 그녀가 보낸 자료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순식간에 회의실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처음엔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이 과장된 소문이라고 생각했던 이사들이 실제 자료를 보며 얼굴빛을 하나둘 굳히기 시작한 것이다.정작 온라인에서 퍼졌던 건 전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고 실제 상황은 훨씬 더 심각했다.천기준이 다급히 달려와 바닥에 쓰러진 배서준을 부축했다.“대표님, 괜찮으십니까? 병원에 가보셔야...”하지만 배서준은 그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남설아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왜?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너랑 나는 부부잖아! 내 것이 곧 네 거 아냐?”“그래요? 그럼 당신 말이 맞는지, 당신 양심에 한번 손 얹고 생각해봐요.”남설아는 냉소를 띠며 한마디 한마디를 또렷하게 쏘아붙였다.“만약 당신 것이 내 거였다면 왜 내 딸은 고작 1억 2000만 원의 치료비 때문에 죽어야 했을까요?”1억 2000만은 남설아에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고통의 숫자였다.딸이 병원에서 죽음의 문턱에 서 있을 때, 배서준은 똑같은 돈으로 다른 여자를 위해 불꽃놀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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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아무 설명도 없이 그냥 나가버리다니 이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에요?”“천 비서님, 뭐라도 말씀 좀 해보세요!”회의실 한가운데 천기준 혼자만이 덩그러니 서 있었다.불쌍할 정도로 억울해 보이는 표정이었다.‘내가 뭔 말을 해?’솔직한 얘기는 할 수 없고 거짓말은 아직 제대로 만들지도 못했다.결국 그는 침묵으로 모든 걸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천기준의 그런 모습에 이사진들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당장이라도 그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들인 듯 보였다.하지만 이들은 끝내 선을 넘지 않았다.결국 그도 한 명의 월급쟁이일 뿐, 같은 처지의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누구도 진짜 책임을 묻긴 어려웠다.한편, 배건 그룹을 나온 남설아는 온몸이 가뿐했다.햇살 아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그동안 쌓였던 모든 어둠과 고통이 마치 한순간에 사라진 것만 같았다.“나은아, 보고 있지? 엄마가 해냈어. 엄마 멋지지? 걱정하지 마. 엄마, 진짜 열심히 살아볼게.”남설아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잔잔히 웃었다.하지만 그 미소와 함께 눈물 한줄기가 뺨을 타고 조용히 흘러내렸다.그만큼 딸이 그리웠다.“남설아, 이 못된 년!”“혼자 살겠다고 서준이를 망치겠다는 거야?”갑자기 어디선가 서유라가 나타나 살기를 띠며 소리쳤다. 그 말과 동시에 그녀는 팔을 치켜올려 뺨을 후려치려 했다.하지만 지금의 남설아는 더 이상 참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서유라의 손목을 단번에 낚아채고 망설임 없이 똑같이 한 대 갈겼다.“서유라, 남의 가정 쑤셔놓고 숨도 못 쉬는 불륜녀 주제에 내 앞에서 떠들 자격은 없지.”“배서준이 그쪽한테 준 돈, 그건 다 내 몫 절반이 들어간 거야. 그건 우리 부부의 공동 재산이니까 돌려받을 권리는 나한테도 있어.”남설아는 싸늘하게 웃으며 마치 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듯 강하게 말을 내뱉었다.“참, 너희 집 망해서 돈 없지? 걱정 마. 내가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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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보통 사람이었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지금 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남설아라는 것이었다.그 남자 없으면 못 산다던 여자가 지금은 완전히 미쳐버린 듯 날뛰고 있으니 이미 통제 불가능한 상태였다.“서준아, 드디어 왔구나.”“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너까지 힘들게 해서... 설아 씨 지금 많이 화가 나 있으니까 둘이서 천천히 얘기 좀 해봐, 응?”“설아 씨, 날 미워하는 거라면 때리든 욕을 하든 다 괜찮아. 제발, 서준이만은 괴롭히지 말아줘. 이 사람 정말 힘들게 살아왔어...”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유라의 눈에서 눈물부터 쏟아졌다.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정말 무슨 큰일이라도 당한 줄 알았을 것이다.그 연기를 보고 있자니 남설아는 실소가 나왔다.“서유라 씨, 처음 유라 씨를 봤을 때부터 느낀 건데 항상 연약한 척하고 살더라고. 근데 유라 씨 본성이 그런 사람은 아니잖아? 그렇게까지 숨기고 사는 거 안 힘들어?”“설아 씨, 무슨 말 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 알아. 설아 씨는 서준이가 아직 날 못 잊었다고 늘 화가 나 있었다는 거. 그렇지만 우린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 절대 떨어질 수 없다고.”서유라는 배서준의 허리를 꽉 끌어안은 채 말했다.마치 당장이라도 누가 데려가려는 듯 바짝 매달려 있었다.“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이 골칫덩어리를 난 나 질릴 만큼 갖고 놀았다고.좋으면 유라 씨가 가져.”남설아는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예전엔 배서준도 그럭저럭 생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저 역겹기만 했다.이딴 남자를 예뻐 보이게 봤던 자기 눈이 한심할 지경이었다.“설아야, 차 타.”그때, 강연찬의 차가 딱 맞춰 남설아 옆에 멈춰 섰다.“남설아, 감히 너!”이번엔 배서준이 정말로 다급해졌다.사랑하지는 않지만 아내가 대놓고 다른 남자 차에 타는 건 용납 못 하겠는 일이었다.남설아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올라탔다.그러고는 강연찬에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샤브샤브 먹으러 갈까?”“좋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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