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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굿바이 쓰레기: Kabanata 71 - Kabanata 80

218 Kabanata

제71화

서유라는 지금 온 신경이 주식에 쏠려 있어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설아 씨가 지금 나한테 화난 거 알아. 그러니 내가 가서 사과할게. 내가 사과하면 분명 설아 씨도 너를 용서하고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을 거야. 어때?”예전에는 배서준이 서유라의 이런 사려 깊고 이해심 많은 모습을 좋아했다. 그는 현명한 여자를 좋아했고 그런 여자만이 자신의 곁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왜인지 그녀가 울면서 매달리는 모습이 오히려 불만스럽고 거슬렸다.그는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일단 돌아가.”이 말속에서 이미 바닥난 배서준의 인내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서유라는 단순히 우울증인 척할 뿐, 실제로 아픈 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고 배서준의 태도가 변했다는 것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불안감이 엄습해 본능적으로 그의 팔을 붙잡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준아, 다 내 잘못이야. 그러니까 너무 화내지 마. 화병 나면 안 되잖아.”“괜찮다고 했잖아.”배서준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끌어 차에 올랐다.그는 차 안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입술을 꾹 다물고 있는 것이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는 게 분명했다.서유라는 처음으로 그가 자신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며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그러나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결국 고개를 숙이고 조용하게 연약한 척할 수밖에 없었다.그것이 그녀가 배서준 곁에서 살아남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오랜 시간 배서준의 곁에 있으면서 서유라는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병원에 도착한 후, 배서준은 예전처럼 곁에 남아 그녀를 챙기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주고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대로 떠나버렸다. 이 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였다.그 변화가 너무도 뚜렷했기에 서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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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남설아는 집으로 돌아와 나은이의 사진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나은아, 봤지? 엄마 해냈어. 엄마 정말 대단하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남설아가 문을 열자 예상대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한 눈길로 문 앞에 서 있는 배서준을 바라보았다.예전에는 그녀가 아무리 간절하게 그에게 집에 돌아와 달라고 애원해도 그는 철저하게 무시했다. 심지어 나은이가 애타게 부탁했을 때조차 그는 외면했다.그런데 인제 와서 마주하는 것조차 싫어지자 오히려 끊임없이 그녀의 세상에 발을 들이려 하고 있었다.‘대체 이 사람은 뭘 원하는 걸까? 혹시 일부러 거슬리게 하려고 이러는 걸까?’“서준 씨, 도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그날 네가 전화했을 때 일부러 안 받은 게 아니야.”배서준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는 미간을 찌푸린 채 남설아를 바라보았다.그는 굳이 왜 지금에 와서 이런 해명을 하고 있는지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다.‘뭐?’남설아는 자기 귀를 의심하며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았다.예전에 두 사람이 부부였을 때조차 배서준은 무슨 일이든 혼자 결정했고 그녀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와서 핸드폰까지 보여주며 변명을 하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게 고의였든 아니든 이제 상관없어요. 어차피 저는 당신한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제 전화도 중요하지 않았겠죠. 서준 씨, 만약 그날 저한테서 온 통화를 봤더라면 받았을 거예요?”남설아는 작게 웃으며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예전에는 이 사람이 한마디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었지만, 이제는 그가 눈앞에 서 있어도 그녀의 마음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과거에 작은 행동으로도 그녀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사람이었어도 이제는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오늘에서야 남설아는 깨달았다. 처음부터 그녀가 너무 순진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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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남설아는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어떻게 저토록 태연하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말문이 막혔다.남설아는 배서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그를 바라본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처음이었다. 과거에 그녀는 배서준 앞에서 늘 비굴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다.남설아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준 씨, 저는 이제 당신을 좋아하지 않고 앞으로도 당신 같은 사람 필요 없어요. 저는 지금 당장 이혼하고 제 것을 되찾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나은이는 여자아이이고 몸도 약해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 강요할 생각 없어요. 앞으로는 제발 각자 갈 길 가요.”배서준은 남설아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이렇게까지 난리를 친 게 결국 나랑 살기 위해서 아니었어?”“당신이 무슨 낯으로 그런 얘기 해요? 당신이 저한테 그런 얘기할 자격이 있어요? 나은이는 이미 죽었어요. 저는 당신이랑 이 결혼을 이어갈 이유가 없어요. 당신한테 제가 뭐가 더 남아서 같이 산다는 말이에요?”남설아는 원래 거친 말을 내뱉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를 보면 볼수록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배서준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남설아의 목을 움켜쥐었다.“너 지금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진짜로 이혼하겠다고?”“그래, 난 당신이랑 이혼할 거야. 당신이랑 완전히 남남이 될 거라고. 배서준, 내가 당신한테 매달리는 걸 제일 싫어했잖아. 앞으로는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절대로.”남설아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배서준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떼어냈다.그제야 배서준도 남설아가 이 모든 일은 오직 자신과 떠나기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그는 별로 슬퍼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고 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60억을 적었다.“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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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배서준은 바로 내밀었던 수표를 다시 넣고는 콧방귀를 뀌고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오늘 여기 온 이유는 남설아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스스로 기회를 걷어찼다. 이렇게 된 이상, 더는 배려할 필요도 없었다.배건 그룹으로 돌아온 배서준은 곧바로 전면적인 반격을 시작했다.그가 오랫동안 그룹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배씨 가문의 후계자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자신도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사람을 쏘려면 먼저 그의 말을 쏘고 도둑을 잡으려면 먼저 우두머리를 쳐야 한다.’배서준은 남설아가 지금 이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는 건 강연찬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목표는 명확했다. 강연찬을 정면으로 겨냥하면 되는 것이다.그의 계획은 빠르게 실행되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연찬의 몇몇 주요 고객들이 이탈했고 그의 사업은 어려움에 부딪혔다.컴퓨터 화면 속에서 실시간으로 빠져나가는 계약 수치를 보면서도 강연찬은 전혀 초조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이게 진짜 배서준이지. 이게 바로 배서준의 스타일이야. 이런 반격은 정말 완벽하고 패기가 넘쳐.”그의 흥분한 모습을 보며 비서인 김지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강 대표님, 저희는 이제 막 성장하는 기업이에요. 배건 그룹 같은 거대 기업이랑 어떻게 상대합니까?”“내가 왜 배건 그룹이랑 맞서야 해? 나는 그럴 생각 없어.”강연찬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배서준이 지금 빼앗아 간 고객들은 사실 내가 일부러 준비해둔 미끼일 뿐이야. 그러니 배서준은 자기 행동에 후회나 하지 말라고 해.”풀이 죽어 있던 김지안은 이 말을 듣자 눈빛이 반짝였다.“그게 무슨 말이에요?”“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내가 시킨 건 다 준비했어?”“네, 다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왜 요즘 계속 대학교 교내 식당에서 밥을 사 오시는 거예요?”김지안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이미 졸업한 지 한참 됐는데 왜 그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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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남설아에게 동창 모임 같은 자리는 늘 기분 좋은 자리가 아니었다. 하물며 지금은 인터넷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이런저런 질문을 받고 싶지 않았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강연찬은 무슨 걱정을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동창 모임이 아니야. 그냥 선생님들이랑 교장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가는 거야. 너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얼마나 널 아껴주셨는지 알잖아. 정말 안 보고 싶어?”강연찬은 웃으며 남설아를 바라봤다.그가 이런 말을 하니 오히려 기분이 복잡해졌다. 떠올려 보니 예전에 그녀가 결혼하려고 했을 때 그녀의 교수님인 조수미는 끝까지 반대했었다. 그녀의 전공 실력이 뛰어나니 결혼으로 묻히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하셨다.하지만 그때의 그녀에게는 오직 배서준 한 사람뿐이었다. 그와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갔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까지 되어버린 걸 생각하면 그저 부끄러울 뿐이었다.“조수미 교수님은 저를 용서하지도 않을 거고, 보고 싶어 하지도 않을 거예요. 괜히 폐만 끼치지 않도록 안 가는 게 나아요. 선배가 저 대신 다녀와요.”남설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여전히 교내식당의 음식 맛은 변함없이 별로였지만 그 익숙한 맛이 오히려 다사다난했던 지난날을 떠올리게 했다.안쓰러운 그녀의 모습에 강연찬은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건 네 생각일 뿐이야. 다들 널 보고 싶어 해. 그러니까 그런 말 다시는 하지 마, 알겠어?”그 말을 듣자 남설아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알겠어요. 갈게요. 됐죠?”강연찬은 그녀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과거가 전혀 그립지 않을 리가 없었다.한편, 배서준 쪽에서는 여러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지만 정작 강연찬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은 태도였다.그 모습에 배서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대체 어떻게 된 거지?”“모르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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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남설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역시 선배 혼자 들어가는 게 낫지 않겠어요?”“같이 가자.”강연찬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는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강연찬은 조수미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교수님, 교수님께서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제자를 모셔 왔습니다!”“교수님...”남설아는 강연찬 뒤에서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다. 하지만 막상 조수미 앞에 서니 고개를 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은사인 조수미에게 죄송한 마음뿐이었다.조수미는 풀이 죽은 남설아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주저 없이 다가와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얘야, 많이 힘들었지?”남설아는 조수미한테 혼날 줄로만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따뜻한 말이었다.그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조수미를 꼭 끌어안고 눈물을 왈칵 쏟으며 흐느꼈다.“죄송해요, 교수님. 죄송해요!”“참나, 뭐가 죄송하다는 거야?”조수미는 부드럽게 웃으며 남설아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듣자 하니 이제 너도 엄마가 됐다며? 엄마가 돼서 이렇게 울면 쓰나.”남설아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이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저는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요즘 인터넷에서 떠들썩하던데 나도 다 들었어. 난 너를 가까이서 가르쳤던 사람이니 네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아. 그런 소문 같은 거 신경 쓰지 마. 인터넷은 원래 소란스러운 공간이야.”조수미는 가장 아끼던 제자가 쓸데없는 말들에 상처받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었다.남설아는 처음엔 죄책감이 컸지만, 이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조수미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강연찬은 완벽히 무시한 채 오직 조수미와 이야기하는 데만 집중했다.그 모습을 본 다른 동기들은 장난스럽게 투덜거렸다.“역시 교수님께서는 남설아만 예뻐하셔. 설아만 오면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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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남설아가 본격적으로 오류를 해결하기 시작하자 모두 그녀의 손놀림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그러나 해결이 끝난 후, 모두가 넋이 나갔다.한 명씩 일부러 이를 악물고 남설아를 밉지 않게 흘겨보며 말했다.“이 망할 놈의 계집애! 겨우 이렇게 기본적인 문제였다고?”“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신중했던 거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한 거지.”“하하하. 교수님, 저 대단하죠?”조수미는 화면을 보고 다시 남설아의 작업 과정을 되새기며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투덜거리듯 말했다.“못 말리는 계집애, 너 정말 대단하구나!”그렇다. 사실 이 오류의 해결 방법은 절대 복잡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간단했다. 하지만 남설아는 사람 심리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처음부터 복잡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었는데 사실 이 오류는 일종의 속임수에 불과했다. 단순한 기본적인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새끼여우처럼 해사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강연찬도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 보니 학생 시절에도 남설아는 원래 이런 영리한 구석이 있었던 아이였다.“그래그래, 몇 년 동안 우리를 속여 왔단 말이지!”“그러게. 우리 후배가 정말 대단하다니까.”모두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그들은 한 방 먹긴 했지만, 진심으로 그녀의 실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이건 부정행위를 할 수도 없고 결국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이기는 것이었다. 이 작은 해프닝 덕분에 분위기는 한층 더 화기애애해졌고 모두가 신나서 떠들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강연찬은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런 남설아가 좋았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솔직한 남설아였다. 그녀는 이렇게 빛나는 존재였다.조수미 역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모임이 끝난 후, 조수미는 남설아를 따로 불렀다.“아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조수미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사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법이었다. 남설아의 얼굴만 봐도 그녀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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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그 해 교환학생으로 가게 될 때 사실 연찬이는 가고 싶지 않아 했어. 너를 두고 가기가 싫었고 너를 걱정했지. 하지만 결국 어르신께서 직접 찾아와 설득하니까 떠날 수밖에 없었던 거야. 너를 버리고 간 게 절대 아니었어.”조수미는 자신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엇갈리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강연찬의 마음은 여전히 남설아에게 향해 있었다.이 말을 들은 남설아는 고개를 숙였다.그때 강연찬이 갑자기 떠났던 일에 대해 그녀는 오랫동안 마음에 응어리를 품고 있었다.분명 그들은 그때 이미 거의 연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아무도 먼저 고백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그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나버렸다. 연락 한 통 없이 그저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그 일로 남설아는 상처받았고 바로 그 시기에 배서준을 만났다.돌이켜보면 처음 배서준을 봤을 때 그가 옆모습이 강연찬과 너무 닮아서 그만 첫눈에 반해버렸고 그렇게 바보같이 오랫동안 그를 사랑했다.남설아는 눈물을 닦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예전 같았으면 한 번쯤 시도해보려 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결혼도 했었고 아이도 낳았어요. 이제는 연찬 오빠한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에요.”게다가 유전적인 골육종이 그녀를 따라다니고 있어 자신이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언젠가는 나은이처럼 똑같이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연찬이가 정말 그런 것들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넌 애초에 여기 있지도 않았겠지. 제발 혼자만의 생각으로 결론을 내리지 마. 특히 이런 문제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해. 알겠지?”조수미는 진지한 눈빛으로 남설아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남설아를 친자식처럼 아껴왔기에 그녀가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남설아는 가슴이 먹먹해져 시선을 내리깔고 희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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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아파.”남설아는 팔을 감싸 쥐며 굳은 얼굴로 서도현을 노려보았다.“대체 뭐 하는 거야!”서도현은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더욱 이를 갈며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거칠게 따귀를 날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옷깃을 단숨에 잡아 뜯었다.“너 남자가 필요하잖아. 그래서 우리 누나한테서 남자를 빼앗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거잖아? 그러니 오늘 우리가 제대로 상대해 주지!”그리고는 부하들에게 말했다.“얘들아, 다들 준비해. 이분이 바로 유명한 배 대표님의 사모님이야. 이 기회를 놓칠 수 있나!”서도현은 말하며 다시 한번 남설아의 뺨을 때린 뒤 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그들의 태도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깨닫자 남설아는 겁에 질렸다. 손을 떨며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하지만 휴대폰을 막 꺼낸 순간, 누군가가 발로 차버려 바닥으로 날아갔다.그녀는 필사적으로 몸을 뻗어 다시 집으려 했지만, 서도현이 그녀의 손과 휴대폰을 신발로 거칠게 짓밟았다.“서도현, 이 미친놈! 당장 날 놔줘! 네가 오늘 함부로 한다면 절대 널 가만 안 둬!”남설아는 이를 악물고 눈을 붉히며 그를 노려보았다.하지만 서도현은 원래부터 양아치였다. 이미 이성을 잃었기에 그녀의 말 따위는 들을 생각도 없었다.그는 다시 한번 그녀의 뺨을 때리고 남설아가 어지러워진 틈을 타 거칠게 옷을 찢기 시작했다.“안 돼! 싫어!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남설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소리쳤지만, 곧 여러 대의 따귀를 맞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입도 다른 놈이 벗어 던진 옷가지로 틀어막혀 이제는 비명조차 낼 수 없었다.한쪽에서는 서도현의 몇몇 부하들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흥분했다.남설아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온몸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가슴 부분의 옷이 서도현 때문에 거칠게 찢겨 나갔고 하얀 피부가 그대로 드러났다.“배 대표님이 왜 그렇게 꽂혀있었는지 알겠다. 확실히 볼만하네?”“하하하, 좋네요! 형님, 빨리 시작하세요. 형님이 시작하셔야 우리도 재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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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남설아는 정신적으로 극심한 충격을 받았지만, 다행히도 신체적으로는 비교적 양호했다. 모두 가벼운 찰과상이었다. 치료를 마친 후 경찰이 바로 찾아왔는데 경찰과 함께 온 사람은 서유라와 배서준이었다.“설아 씨, 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 화가 나면 나를 때리든 욕하든 마음대로 해. 하지만 내 동생은 괴롭히지 말아줘. 응? 아직 어린 애야.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긴데 이번 일로 인생이 끝나 버리면 안 되잖아.”서유라는 말을 하면서 그대로 남설아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녀의 다급한 모습에 남설아는 너무도 우스워 피식 웃음이 나왔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데 서유라는 마치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마치 이 모든 게 그녀가 자작극인 것처럼 말이다.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비웃음이 나왔다. 남설아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머리 위로 싸늘하고 딱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원하는 걸 말해.”고개를 들자 배서준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쳤다. 남설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이번 일조차도 자신의 수작이라고 여기고 있었다.어차피 그의 눈에 남설아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자로 비치고 있었다.그의 태도에 남설아는 이제 더 이상 해명할 의욕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우스웠다.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똑바로 배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뭐든 들어줄 거예요?”“그래.”배서준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다.“넌 정말 변한 게 없구나. 어서 말해. 뭘 원해?”그 말투에는 깊은 경멸이 담겨 있었다. 마치 남설아가 지금까지 배씨 가문에서 얼마나 많은 이득을 챙긴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남설아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속에서 차오르는 씁쓸함을 삼켰다. 그리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배건 그룹 전체를 줘요. 그렇게 할 수 있어요?”“헛된 꿈은 그만 꾸지.”배서준은 단번에 잘라 말했다.남설아도 어차피 그가 응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서도현 하나 때문에 그녀와 이런 거래를 할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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