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아는 강연찬이 이런 비꼬는 말투를 쓸 줄은 정말 몰랐다.그의 모습이 어딘가 낯설어 피식 웃으며 말했다.“선배, 내가 기억하기로는 예전에 이렇게 독설적인 스타일 아니었는데?”“새로 생긴 버릇이야. 왜? 불법이라도 돼?”강연찬은 태연하게 받아쳤다.하지만 남설아는 뭔가 이상했다. 강연찬이 자기한테 말할 때마다 은근한 불만과 분노가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를 의아하게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선배, 내가 기억하기론 선배한테 무슨 잘못한 일 없을 텐데? 근데 왜 나한테 이렇게 퉁명스럽게 말하는 거야?”“넌 배서준의 와이프잖아. 설령 나한테 잘못을 했다고 해도 그게 무슨 상관이야? 흥!”강연찬은 말할수록 기분이 상하는 듯했고 심지어 억울해 보이기까지 했다.그는 원래 남설아가 결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고 그녀가 이혼을 결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속으로 몰래 기뻐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다시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을 줄 몰랐다.‘이게 무슨 일이래!’그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남설아는 대충 짐작이 가서 웃으며 말했다.“우리 둘은 원래 그냥 쇼였잖아. 그렇게까지 열받을 일은 아니지? 난 내 걸 다 찾아오면 그 인간을 가차 없이 차버릴 거야.”“좋아, 그럼 내가 네 걸 되찾아 주지, 어때?”강연찬은 재빠르게 다가와 그녀를 빤히 올려다보며 눈을 깜빡였다.그의 눈빛은 너무도 또렷하고 진지했다. 그대로 자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왠지 모르게 당황스러웠다. 남설아는 거의 반사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배... 강연찬, 제발 이런 얘기하지 마.”“싫어. 꼭 해야겠어. 사실은 진작 했어야 했어. 남설아, 설아야, 나 너 좋아해.”강연찬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둘 사이에는 오랫동안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존재했다. 학창 시절 내내 가벼운 불씨처럼 은근한 감정이 있었지만 끝내 서로에게 확실한 고백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강연찬이 유학을 떠났고 그 기회는 사라졌다.그리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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